미지의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공포가 아시아 증시를 덮쳤다. 한국과 홍콩 증시는 1~2%대 떨어졌고, 버티던 일본 증시도 1%대 하락세로 돌아섰다. 기존 코로나19 백신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이 기폭제가 됐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의 정체’가 파악되기 전까지 연중 최저치로 떨어진 코스피지수가 예측 불가능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코스피지수는 2.42% 내린 2839.01에 장을 마쳤다. 올 들어 최저 수준이다. 낙폭은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 최대 매도 폭탄(2조7802억원)을 쏟아낸 지난 2월 26일(-2.80%) 후 가장 컸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2800대로 주저앉은 것은 작년 12월 30일 이후 11개월 만이다. 코로나 수혜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하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오전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전날 뉴욕증시가 오미크론 우려에서 안정을 찾으며 반등에 성공한 영향이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시장을 안정시켰다. 그는 대국민 연설을 통해 “오미크론이 패닉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다”며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하고, 마스크를 쓴다면 봉쇄는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상승세는 장 시작 후 곧 꺾였다. 월말마다 진행되는 MSCI지수 리밸런싱(재조정)을 맞아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매도하며 하락하기 시작했다. 전날 현·선물을 동시에 매수하며 코스피지수를 떠받친 외국인이 돌아선 데다 기관이 함께 주식을 팔아치우며 하락폭이 커졌다.
오후 들어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기존 백신이 델타 변이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힌 사실이 전해지면서 국내 증시는 낙폭을 키웠다. 상승세를 보이던 일본 증시도 하락 전환했다. 일본에 오미크론이 상륙했다는 소식도 시장에 충격을 줬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추가 하락폭이 크진 않겠지만 오미크론에 대한 정보가 더 확인되기 전까지는 불안한 시장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