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부터 17개 금융사 '마이데이터' 시범 서비스

입력 2021-11-30 17:16
수정 2021-12-01 02:44
‘내 손 안의 금융 비서’로 기대를 모아온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가 12월 1일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소비자는 원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골라 흩어져 있는 자신의 신용정보를 한데 모아 관리하고, 이를 토대로 맞춤형 자산관리와 금융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다. 그간 비슷한 서비스가 있었지만 마이데이터 제도화에 따라 개인정보를 모으는 방식이 더 안전해지고, 소비자 동의를 받아 사업자가 수집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도 크게 넓어진다.

3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은 53개사 가운데 준비가 완료된 17개사가 12월 1일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소비자는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 등 6개 은행과 하나금융투자·NH투자증권·키움증권, 신한·국민·현대·비씨·하나카드, 농협중앙회, 뱅크샐러드·핀크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네이버파이낸셜·토스·카카오페이 등 20개사는 12월 중, 나머지 16개사는 마이데이터가 전면 시행되는 내년 1월 이후 문을 연다.

마이데이터를 계기로 소비자는 업권을 불문하고 자신의 신용정보를 훨씬 편리하게 모으고 관리할 수 있다. 은행 계좌 잔액, 카드 결제 내역 외에 대출 금리, 보험 보장 내역, 쇼핑몰 주문 내역, 선불충전금 잔액 등 소비자의 금융생활에 중요한 대부분의 정보가 모두 대상이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이 방대한 정보로 소비자를 더 정확히 파악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김성훈 카카오페이 자산관리실장은 “기존에는 ‘현재 소득과 소비 패턴이 이렇다’고 분석해주는 데서 끝났다면 앞으로는 ‘미래 이런 정보가 예측되는데 A 상품을 이용하는 건 어떠세요’라고 제안하는 것까지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시범 기간인 만큼 서비스 안착까지는 장애물이 적지 않다. 기본 인프라 구축을 위한 시간이 빠듯하게 주어진 탓에 사업 초기엔 정보가 실시간으로 오가는 것도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현재는 개인 자산 정보가 업데이트되는 데 하루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오늘 쓴 카드 결제 정보가 다음날에야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노출된다는 뜻이다.

금융당국은 ‘마케팅 경쟁 과열’ 차단에 나섰다. 최근 국민·우리은행은 사전 예약 이벤트로 시가 7000만원이 넘는 자동차를 경품으로 걸었다가 금융위의 경고를 받고 철회했다. 금융위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마이데이터 가이드라인에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특정인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경품은 100만원을 초과하면 안 된다’는 내용의 단서조항을 추가했다. 민감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서비스 특성상 미끼 성격의 과도한 마케팅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빈난새/박진우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