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차량용 시스템반도체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 전기차에 탑재된다.
30일 삼성전자는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을 공개했다.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7’을 비롯해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 통신칩 ‘엑시노스 오토 T5123’, 차량용 전력관리칩(PMIC) ‘S2VPS01’ 등이다. 폭스바겐엔 엑시노스 오토 V7이 탑재된다. 차량에 들어가는 고사양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퀄컴·인텔 등과의 한판 승부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차 안에서 비서 역할하는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 V7은 차 안에서 누리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음성으로 음악을 틀거나, 전화를 거는 것도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의 역할이다.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비슷한 기능을 한다.
삼성전자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해 성능을 강화했다. NPU는 인간 뇌의 신경망을 모방해 수천 개의 연산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말한다.
차량 안에서 음악, 영화,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최대 32기가바이트(GB) 용량과 초당 68.3GB의 대역폭을 제공하는 메모리반도체(LPDDR4X)도 탑재했다. 엑시노스 오토 V7은 LG전자에서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에서 제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폭스바겐에 공급된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량용 통신칩 ‘엑시노스 오토 T5123’도 선보였다. 풀 HD급 영화 한 편(3.7GB)을 약 6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에 공급되는 전력을 정밀하고 안정적으로 조절해 주는 전력관리칩(PMIC) ‘S2VPS01’도 내놨다. 고사양 차량용 반도체 경쟁 치열삼성전자의 차량용 시스템반도체는 기존 글로벌 반도체 기업 제품과는 성능과 용처가 확연히 구별된다. 최근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를 겪고 있는 것은 저사양 반도체다. 내연차에 주로 사용되는 단순한 구조의 전자장치를 제어하는 시스템반도체인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혹은 온도 빛 등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아날로그반도체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퀄컴, 인텔 등은 고사양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할수록 탑재되는 반도체 숫자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일반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 제품이 약 300개라면 레벨3(조건부 자율주행) 이상의 자율주행차에는 약 2000개의 반도체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금융정보업체인 IHS마킷은 올초 450억달러(약 53조5000억원) 수준인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매년 7% 성장해 2026년에는 676억달러(약 80조4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325억 개였던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연평균 8%씩 증가하면서 2027년엔 2083억 개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박재홍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성능 강화와 운전자 안전을 위한 차량의 지능화 및 연결성이 중요해졌다”며 “다양한 차량용 시스템반도체로 전장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