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명낙대전'…민주당 "당원게시판 운영 잠정 중단"

입력 2021-11-30 17:16
수정 2021-11-30 17:17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 사이의 '명낙대전'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당내 지지자들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민주당은 홈페이지의 '권리당원 게시판'을 잠정적으로 닫았다.

민주당은 지난 29일 '당원게시판 운영 잠정 중단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사항을 올렸다. 공지사항에는 다음 달 1일부터 권리당원 게시판의 이용이 잠정적으로 중단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조치는 당원 간 분쟁이 격화되면서 잠시 분위기를 환기하자는 차원에서 결정됐다. 민주당은 "갈수록 과열되는 분쟁과 추가로 발생하는 법적 갈등 등을 차단하려는 조치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며 게시판 이용 중단 사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권리당원 게시판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들은 민주당의 결정에 반발했다. "공산당이 따로 없다", "비판도 못 하게 하나", "당내 민주주의가 퇴보했다"는 등 권리당원 게시판 이용 중단 조치가 잘못됐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반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은 "후보를 바꾸자는 아이디를 색출해야 한다"며 이 전 대표의 지지자들 주장에 맞불을 놓았다.


두 지지층의 대립은 민주당 대선 경선이 끝난 직후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 전 대표가 경선 결과에 승복한다고 선언했지만, 일부 권리당원들은 지난달 14일 법원에 민주당 대선 경선 결과의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소송 대표자인 김모 씨는 "대선 후보 경선은 민주주의 훼손은 물론 결선 투표 분열을 일으키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며 "'사사오입'식으로 사퇴자 유효표를 인정하자는 주장이 반복됐다. 무리한 해석에 명백한 위헌 소지가 있어 사법부에 판단을 맡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당내 지지층 간 갈등은 계속됐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의 한 찻집에서 만난 자리에서도 양측 지지자 100여명이 모여 서로를 향해 욕설하고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이러한 흐름이 계속되면서 두 지지층 사이의 갈등을 봉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언로(言路)를 막았다는 측면에서 당원게시판 이용을 잠정 중단한 것 자체가 문제"라며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들이 제기한 민주당 대선 경선 결과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은 감정이 아닌 이성적 판단의 문제라고 볼 수 있으므로 두 지지층 사이 갈등의 골을 메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