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반사이익…6년 만에 '中 스마트폰 1위' 탈환한 애플

입력 2021-11-30 21:00
수정 2021-12-30 00:01

애플이 약 6년 만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올랐다. 화웨이 공백의 반사이익을 제대로 본 셈이다. 미국 정부의 강력 제재로 중국 화웨이가 세계 최대 규모인 내수 시장에서도 설 곳을 잃고, 미국 업체 애플이 그 자리를 치고 들어오는 형국이 됐다.

3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달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2%로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이 중국에서 월간 기준 점유율 1위에 오른 것은 2015년 10월 이후 처음. 중저가 폰 위주의 중국 업체 비보(20%)와 오포(18%)는 각각 2, 3위로 밀렸다.

이번 애플의 약진은 아이폰13 판매 호조와 안정적 공급망 관리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비보와 오포, 샤오미가 프리미엄폰 강자였던 화웨이의 빈자리를 공략하지 못하면서 애플이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이폰13의 중국 내 판매량은 전월보다 46%나 급증했지만, '애국 소비'로 중국 시장 부동의 1위를 달렸던 하웨이는 미국 제재 여파에 시장점유율이 8%까지 추락했다.

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13 시리즈를 12시리즈보다 저렴하게 출시하면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며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애플이 공급 부족을 겪지 않았다면 판매량은 더욱 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0%대 점유율로 고전하는 삼성전자에게도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바룬 미스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1년 내내 부진했지만 애플의 성장은 긍정적 신호로 분석된다"며 "중국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하이엔드 제품 구매가 늘고 있다. 다른 스마트폰 업체들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내놓은 폴더블폰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실제 북미 지역에서 효과를 보고 있지 않나"라면서 "삼성전자는 타 기업들이 기술력으로 따라오지 못하는 폴더블폰 시장을 새로 개척했다. 중국 내 마케팅을 강화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