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에 대한 미국인들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뀐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의 원전 찬성 비율이 크게 늘어 정치 노선에 관계 없이 원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걷힌 것으로 분석됐다. 핵 폐기물 처리 등 안전상 우려는 여전했지만 “걱정된다”는 답변 자체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비영리 환경단체 에코아메리카가 18세 이상 성인 110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27일부터 9월 10일까지 설문조사(표본오차 ±3%포인트)한 결과 ‘원전을 지지한다(강력 지지 포함)’는 답변이 59%에 달했다고 세계원자력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이는 2018년 조사 때보다 10%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원전에 대한 찬성 비율은 정치색에 상관없이 높게 나타났다. 공화당 지지자들의 긍정 비율은 매년 60% 중반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원전에 부정적이던 민주당 지지층의 입장 변화가 두드러졌다. 원전에 찬성하는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18년 37%에 불과했지만 2019년 44%, 2020년 56%, 2021년 60%로 해마다 상승했다.
미국인들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원전과 관련한 잘못된 오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에코아메리카는 해석했다. ‘원전이 기후변화에 얼마만큼 영향을 끼치나’란 질문에 “영향을 준다”고 답한 비율은 2018년 52%에 달했지만 올해는 45%로 감소한 것이 대표적이다. 전향적인 태도 변화는 원전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다. ‘미국이 차세대 원전 R&D에 얼마만큼 투자해야 하냐’는 질문에 57%는 “더 투자해야 한다(아주 많이 포함)”고 답했다. 2018년에는 54%였다.
원전에 대한 우려로는 핵 폐기물 처리 문제와 건강 및 안전 이슈가 꼽혔다. 응답자의 75%가 핵 폐기물 처리에 대해 “우려된다”고 답했다. 건강과 안전에 대해서는 73%가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원전에 대한 걱정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려스럽다고 답한 비율이 2018년 84%에서 올해 9%포인트 줄었다. 민주당 지지층의 우려 비율은 2018년 92%에서 올해 82%로 10%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공화당 지지층의 우려 비율은 78%에서 70%로 하락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