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물류사업도 '1위'…내년엔 美 우체국까지 제친다

입력 2021-11-30 15:41
수정 2021-12-09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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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물류사업에서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물류대란을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해온 결과다.

데이브 클라크 아마존 월드와이드 소비자사업부문 최고경영자(CEO)는 29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이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미 연방우정청(USPS)과 민간 택배기업 UPS 등을 제치고 최대 택배업체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솔루션 업체 피트니보우스에 따르면 아마존 물류사업부는 지난 10월 기준으로 미국 내 택배시장 점유율 3위(21%)다. USPS와 UPS 다음이다. 오랫동안 미 택배업계 강자였던 페덱스는 이미 제쳤다.

아마존은 2013년 물류대란을 겪은 뒤 자체 물류망의 중요성을 깨닫고 해당 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다. 당시 소비자에게 제때 배송되지 못한 물품이 물류창고 등에 쌓이면서 아마존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이후 아마존은 미 주요 거점에 물류허브 등을 세웠다. 또한 수천 곳에 달하는 군소 택배업체들을 인수해 아마존 물품만 전용으로 배달하도록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마존이 추가한 물류시설은 지난 2년 사이에만 450곳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또 자체 항공기와 선박, 트럭 등을 소유해 운용하고 있다.

리서치회사 쉽매트릭스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7월 한 달 동안에만 4억1500만 건의 배송을 자체적으로 소화했다. 또 미 각지 아마존 물류센터에 도착한 주문 물품의 98% 이상이 바로 다음날 소비자에게 배송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운사업 부문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분석에 따르면 아마존은 2019년 주문 물량의 58%를 자체 해운사업 부문을 통해 운송했다.

이는 미 해운업계 4위에 달하는 규모다. 이 같은 흐름은 더욱 가속화돼 올 들어서는 8월까지 아마존 해운사업부를 통해 운반된 주문 물량이 66%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의 자체 물류망은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더욱 큰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올 들어 전 세계가 공급망 병목 문제로 물류대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크 CEO는 “아마존은 자체 항공기 등을 통해 미국 내 물류 병목현상에서 한발 비켜나 있다”며 “지난 수년 동안 자체 물류 인프라, 관련 플랫폼 기술을 구축한 덕분에 이번 위기 속에서 안정적인 물류망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