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 가능성도"…하림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촉각 곤두세우는 신평사

입력 2021-11-30 10:46
이 기사는 11월 30일 10:4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계획에 국내 신용평가사가 주목하고 있다. 각 계열사의 신용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하림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계획이 엔에스쇼핑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엔에스쇼핑은 지난 19일자로 하림지주와 포괄적 주식 교환과 분할, 합병 등 일련의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포괄적 주식 교환이 완료되면 엔에스쇼핑은 하림지주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상장 폐지된다. 이후 엔에스쇼핑은 TV 홈쇼핑 사업을 하는 존속회사와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는 신설회사로 인적 분할된다. 신설회사는 하림지주와 합병된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자회사 등으로 분산돼 있는 사업 역량을 홈쇼핑 사업에 집중해 주력 TV 홈쇼핑 사업과 모바일 사업의 디지털 전환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쇼핑 플랫폼 사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국기업평가는 "포괄적 주식 교환, 분할, 합병 계획이 엔에스쇼핑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신용평가 관점에선 사업 경쟁력 변화와 재무안정성 저하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리스부채를 제외한 차입금 전액이 신설회사로 이전될 예정이라 재무안정성엔 큰 변화가 없다. 올 9월 말 기준 차입금 규모는 3143억원이다.

다만 상장 폐지로 인해 자본시장 접근성이 위축되고 대규모 종속기업지분과 지분상품이 신설회사로 이전돼 외형은 큰 폭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포괄적 주식 교환은 상법상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얻어야 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식매수청구와 영업양수도 과정에서 자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괄적 주식 교환 이후 인적 분할 등의 진행 과정에서 이미 발행한 회사채를 비롯한 차입금의 신설회사 이관 여부를 확인하고, 추가적인 자금 부담을 검토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이란 설명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엔에스쇼핑의 회사채 신용등급으로 A를 부여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