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코앞인데…이삿집 못 구한 직원들 '발동동'

입력 2021-11-29 17:47
수정 2021-11-30 02:06
경기도가 지역균형발전을 목적으로 올해 안에 15개 기관의 이전을 추진하자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노조는 “당장 이사할 집을 구하기 어렵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29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인 2019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이전 대상 기관을 선정하는 등 도내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이전계획을 수립했다. 이현문 도 공공기관지원팀장은 “다음달 6일 정원 71명의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을 이전하는 등 올해 안에 수원에 주사무실을 두고 있는 12개 기관을 포함해 모두 15개 기관을 도내 동북부지역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2019년 이후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경기교통공사 등 두 곳을 각각 김포시와 양주시로 이전 완료했다. 이어 올해 안에 수원의 경기도농수산진흥원과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을 각각 광주시와 양평군으로 이전한다.

올해 안으로 이전하는 15개 도 공공기관의 임직원은 총 2000여 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관련 기관 직원들은 집을 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25~26일 광주시로 이전한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의 일부 직원들은 여전히 이사할 집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양평군 공흥리로 이전하는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직원들은 쉬는 날에도 양평군 지역 공인중개사무소를 방문하는 등 집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의 한 관계자는 “수원에서 양평까지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왕복 출퇴근 시간만 3시간 넘게 걸린다”며 “회사 근처 전·월세 매물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해당 공공기관 노조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노조는 지난 24일 경기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작스러운 거주지 이전 등 경제적 손실에도 직원들은 경기도 균형발전이라는 대의에 공감하며 이전 지역으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으나 전·월세 매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등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달 6일 이전하는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도 직원 50여 명 가운데 10%에 불과한 5~6명만 집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우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 의장은 “지역균형발전 지원 조례 등에 따른 민주적이고 적합한 절차에 따라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며 “경기도의회의 심의도 받지 않는 등 조급하게 추진되고 있는 공공기관 이전계획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는 공공기관 노동자들이 이전 지역에 거주해야만 이전 지원금을 전액 지원하고, 그 외 인접 지역으로 갈 경우 지원금의 50%를 삭감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또 다른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