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덮친 오미크론 공포…작년 3월 급락장 재현되나 [긴급진단]

입력 2021-11-29 14:44
수정 2021-11-29 14:45


국내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에 대한 공포심에 위축되고 있다. 시장에선 향후 오미크론 확산이 증시에 어떤 악재가 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1% 넘게 빠진 2902.56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개인투자자들의 매도세로 2900선을 밑돌기도 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대거 사들이면서 하락폭이 일부 줄었다. 같은 시간 코스닥지수도 18.28포인트(1.82%) 내린 987.61를 가리키고 있다.

최근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테이퍼링 속도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앞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빠르면 내년 3~4월쯤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종료하고 정책금리를 최대 3회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우선 외국계 증권사나 투자은행(IB)은 자가주거비 관련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확대, 예상보다 타이트한 노동시장 전망 등을 근거로 Fed가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테이퍼링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도 이날 발표한 '국제금융시장 동향 및 주요 이슈'를 통해 예상보다 높은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의 이유로 Fed의 테이퍼링 가속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각국이 오미크론 차단을 위해 봉쇄 강도를 높이는 정책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봉쇄조치가 확대될 경우 우려되는 것은 병목현상의 장기화와 서비스업의 회복 지연"이라고 했다. 또 전반적인 물가 수준은 내년 초까지 상승률을 높여나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요국의 부양책 시행은 제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시장에선 오미크론 확산을 두고 증시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변이 확산이 지난해 3월과 같은 급락장 상황을 재현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오미크론 확산과 관련해) 가장 확률이 높은 시나리오는 델타 변이와 비슷하게 흘러갈 것으로 예상, 즉 일시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며 "현재 오미크론은 백신 효능을 낮추고, 감염 속도는 빠르지만 치명률은 높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단기 불확실성 요인인 것은 사실이나 기존 시장의 경로를 훼손할 이벤트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주요국 정부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전면적인 봉쇄 조치를 단행해 영구적인 경제 손실 위험에 직면했던 점을 고려 시 각국 정부가 전면적인 봉쇄 조치는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향후 바이오주에 관심을 갖는 것을 추천했다. 실제로 이날 진단키트 관련주와 바이오 업종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에스디바이오센서는 500원(0.86%) 오른 5만8500원을, 씨젠은 7900원(10.99%) 급등한 7만9800원을, 휴마시스는 1850원(9.95%) 뛴 2만450원을, 수젠텍은 2200원(13.29%) 오른 1만8750원을 각각 기록 중이다.

코로나19 백신 후보를 개발중인 진원생명과학(8.51%), 셀리드(6.99%) 유바이오로직스(15.49%) 등도 강세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미 바이오주는 과매도권에 진입한 상태로 상대적 밸류에이션 매력도 커진 상황"이라며 "이에 더해 계속되는 바이러스 변이는 바이오 기술에 대한 투자로 연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