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앱이나 체크카드 등에 1만원을 충전한 뒤 9900원짜리 물건을 사고 남은 100원은 ‘없는 돈’으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재테크의 기본은 ‘티끌 모아 태산’이다. 자투리 돈을 차곡차곡 모아 투자 종잣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금융서비스 상품들이 ‘짠테크족’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핀테크 기업인 핀트는 ‘잔돈 모으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핀트의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일임 서비스 고객이면서 선불형 체크카드인 핀트카드 회원이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핀트카드 결제 후 남은 돈을 한데 모아주고 이를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금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령 고객이 5000원 미만 잔돈을 모으겠다고 설정하면 1만원으로 6000원짜리 물건을 사고 남은 4000원이 핀트 앱의 ‘저금통’에 쌓인다. 자투리 돈이 1만원 이상 모이면 투자금으로 자동 전환된다.
카카오페이의 ‘동전 모으기’와 ‘알 모으기’도 대표적인 잔돈 재테크 서비스다.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때 1000원 미만의 잔돈이 발생할 경우 이를 미리 지정해 놓은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알 모으기는 카카오페이 결제 시 랜덤으로 지급되는 ‘알 리워드’를 펀드에 투자하는 서비스다.
신한카드의 ‘더모아 카드’는 결제금액 가운데 백원 단위 이하에 해당하는 잔돈을 모아주는 상품이다. 가령 더모아로 5800원짜리 커피를 사먹을 경우 800원을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월 한도와 횟수 제한 등은 없지만 1회 결제금액이 5000원 이상인 경우에만 이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전월 이용실적이 30만원 이상일 경우 배달 앱이나 백화점 등 특별 가맹점 결제분에 한해 포인트 적립 혜택을 두 배로 준다.
예를 들어 배달의민족에서 2만5600원을 결제했다면 600원의 두 배인 1200원이 적립되는 식이다. 이렇게 적립된 포인트는 신한은행의 달러 예금계좌나 신한금융투자의 해외투자 계좌에 입금돼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고객 선택에 따라 이 포인트를 현금처럼 쓰는 것도 가능하다.
여러 계좌에 있는 잔돈을 모아 적금 통장에 넣어주는 상품도 있다. 웰컴저축은행의 ‘웰뱅 잔돈자동적금’이다. 오픈뱅킹 서비스를 통해 최대 6개 계좌를 이 상품에 연결시킬 수 있다. 매주 수요일 연결계좌에 있는 잔액 중 1만원 미만 금액이 웰컴저축은행 통장으로 자동이체된다. 예를 들어 A계좌에 19만9800원이 들어 있다면 9800원만 웰뱅 자동적금으로 이동한다. 금리는 최대 연 4.5%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