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다대면 끝…다이슨이 반한 재활용 판별기

입력 2021-11-28 18:00
수정 2021-11-29 02:27
플라스틱이 재활용되지 않고 매립지에 버려지는 것은 다시 쓸 수 있는 제품인지를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워서다. 페트(PET)병처럼 알아보기 쉬운 품목은 의외로 많지 않다. 플라스틱 포장재, 산업용 플라스틱 자재 등은 재활용 가능 여부를 알 수 없어 일반 쓰레기와 함께 폐기되는 게 일반적이다.

28일 다이슨에 따르면 올해 제임스다이슨어워드 지속가능 부문 우승작은 ‘플라스틱 스캐너 프로젝트’(사진)였다. 제임스다이슨어워드는 세계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열리는 엔지니어링 및 디자인 공모전이다.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으로 세상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게 공모전의 목표다. 우승작에는 3만파운드(약 47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플라스틱 스캐너가 수상한 지속가능 부문은 지난해 신설됐다.

네덜란드 디자인대학원에 재학 중인 제리 드 보스가 개발한 플라스틱 스캐너는 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스마트폰처럼 생긴 스캐너를 플라스틱에 갖다 대면 재활용 가능 여부를 알려준다. 세계 75% 이상의 플라스틱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재활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드 보스는 “플라스틱을 쉽고 빠르게 재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스캐너를 착안했다”며 “인도 인도네시아 케냐 퀴라소에 있는 재활용업체에 애로사항을 물어보고 제품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기존에 출시된 플라스틱 스캐너도 있지만 고가여서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낮은 개발도상국에 도입하기 어려웠다. 드 보스는 단가가 높은 혼합형 적외선 분광술이 아니라 이산 적외선을 쓰는 방식으로 3만~4만유로(약 4049만~5399만원)이던 원가를 400유로(약 53만원)로 줄였다.

제임스 다이슨은 이 프로젝트를 심사하면서 “모든 사람이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기술”이라며 “드 보스의 작업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