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개발 및 도시개발사업지구에서 마수걸이 분양 단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해당 지구에서 처음 공급돼 분양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최초’라는 상징성까지 붙어 인기가 높다. 향후 단지를 중심으로 교통 및 생활 인프라가 형성되는 이점도 누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첫 단지는 택지지구 내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매김하는 경우가 많다”며 “높은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약자가 많이 몰린다”고 입을 모았다. 높은 경쟁률 속 청약 완판
택지개발지구 내 마수걸이 분양단지의 인기는 청약시장에서 확인된다. 지난 2월 세종시 6-3생활권 분양의 시작을 알린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H2·3블록)’는 총 390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에 7만1464명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18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종시 분양 사상 역대 최고 경쟁률이었다.
강원 춘천 학곡지구 첫 분양단지인 ‘학곡지구 모아엘가 그랑데’도 지난달 1순위 청약에서 428가구 모집에 6527명이 몰렸다. 평균 15.2 대 1로 모든 타입에서 1순위로 마감했다.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21블록에 처음 공급된 ‘에코델타시티 한양수자인’도 지난 2일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22.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483가구 모집에 1만914명이 청약통장을 썼다.
택지지구 내 첫 분양 단지들의 인기는 희소성과 상징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컨벤션 효과’처럼 첫 단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다는 얘기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주 여건이 좋아져 분양가 대비 높은 프리미엄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신도시 및 택지지구의 첫 분양 타이틀을 거머쥔 단지는 입주 초기에 비해 높은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위례신도시 첫 민간 분양단지로 공급된 ‘위례신도시 송파푸르지오’(549가구)가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 전용 106㎡는 올해 2월 18억4000만원에 최고가로 거래됐다. 입주 초인 2015년 2월(8억5200만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올랐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택지지구 첫 분양 단지는 대부분 시범지구나 입지 여건이 뛰어난 곳에 들어서는 경향이 높다”며 “택지지구에서 1000가구 안팎의 대단지로 공급되는 경우가 많아 커뮤니티시설 등이 잘 갖춰진다”고 말했다. 연내 전국 10여 곳에서 ‘첫 단지’ 분양
첫 분양 단지의 장점 중 하나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 가격이다. 신도시나 택지지구 내 첫 단지 분양가는 이후 들어서는 단지보다 낮기 마련이다. 실제로 인천 검단신도시 첫 분양 단지(2018년 10월 분양)인 ‘검단 써밋1차’(AB15-2블록) 전용 84㎡ 분양가는 4억700만원(최고가 기준)이었다. 이에 비해 검단신도시에서 가장 최근인 지난 5월 공급된 ‘검단역 금강펜테리움 더 시글로’의 전용 84㎡ 분양가는 4억8000만원(최고가 기준)이었다. 분양 가격이 2년7개월여 만에 17.9% 올랐다. 호반써밋1차 전용 84㎡ 분양권은 최초 분양가보다 2억6300만원 오른 6억7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첫 단지는 분양 가격이 저렴한 게 장점”이라며 “초기 기반시설이 다소 미흡할 수 있지만 지역 랜드마크로 시세를 주도하는 단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연말까지 택지지구에서 처음 공급되는 단지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일신건영은 다음달 경기 평택시 화양지구에서 ‘평택 화양 휴먼빌 퍼스트시티’를 선보인다. 화양지구는 서평택 핵심 배후주거지이자 신도시급 도시개발사업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1468가구(전용면적 59~84㎡)의 대단지다.
현대건설도 다음달 경기 용인 처인구 모현읍 모현(왕산)도시개발사업 구역에 ‘힐스테이트 몬테로이’를 내놓을 예정이다. 왕산 도시개발사업구역 내 첫 번째로 선보이는 단지다. 지하 4층~지상 최고 29층, 40개 동, 3731가구(전용 59~185㎡) 규모다. 중흥건설은 다음달 경남 김해시 내덕지구 A2-1블록에 ‘중흥S-클래스 더퍼스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1040가구(전용 59·76·84㎡)로 지어진다. 부전~마산 복선전철 장유역(예정)이 인접해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