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를 수상한 윤여정이 제42회 청룡영화상 2부 오프닝을 열었다.
26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42회 청룡영화상 2부 오프닝을 위해 윤여정이 무대에 오르자 객석에 있던 모든 배우들은 기립해 박수를 쏟아냈다.
윤여정은 "그만하라. 무슨 기립박수까지. 고맙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어 "저는 텔레비전만 한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까 영화도 제법 했다. 여기에 설 자격이 있어 다행이다. 제가 바라볼 거보다 돌아볼 게 많은 나이가 됐다. 또 돌아보게 해 주신다. 올해는 어리둥절한 한해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몇 주 전에 가디언지와 인터뷰를 하는데 '한국 대중 예술이 갑자기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이유를 알 수 있느냐고, '기생충', '비티에스', '오징어 게임' 등. 그래서 제가 대답했다. 우리는 언제나 늘 좋은 영화, 드라마가 있었다. 단지 세계가 지금 우리에게 갑자기 주목할 뿐이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객석에 앉은 배우와 제작진을 향해 "제 말에 책임 지게 해주셔야 한다. 다 같이 바라볼게 많은 여러분이 좋은, 많은 얘기 만들어서 세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게 제 바람이다"이라고 강조했다.
윤여정은 "영화를 책임질 사람은 아닌데 이런 발언을 하게 됐다. 사실 왜 나왔냐면 그동안 너무 응원해주시고 감사해서 인사드리러 나왔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평창동 주민들께 감사드리고 싶다. 인천공항에서 집에 도착했더니, 동네 어귀에 주민 여러분이 '자랑스러운 우리 동네 주민 윤여정'이라고 육교 위에 플래카드 붙여줬다. 이렇게 내가 조국의 품에 안겼구나. 이제 영어 안 해도 되는구나 싶었다. 우리말로 하니까 너무 좋다. 못하는 영어 하느라 너무 힘들었다. 세종대왕님께도 감사하다. 한글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위트 있게 말을 맺었다.
한편 올해 청룡영화상은 2020년 10월 30일부터 올해 10월 14일까지 172편의 한국영화 개봉작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해 후보자와 후보작이 결정됐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