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을 월 300만원 이상 받는 부부가 올 들어 처음으로 100쌍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 국민연금 수급자도 해마다 늘어 50만 쌍에 육박했다.
26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으로 국민연금 부부 수급자는 47만8048쌍으로 집계됐다. 부부 수급자는 남편과 부인이 각각 국민연금을 받고 있는 경우다. 부부 수급자의 합산 평균 연금액은 월 83만7411원이었다.
부부 수급자는 최근 들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 29만7473쌍, 2018년 29만8733쌍, 2019년 35만5382쌍, 2020년 42만7467쌍 등이다.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말께 50만 쌍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액별로 보면 월 300만원 이상 받는 부부 수급자는 141쌍으로 파악됐다. 300만원 이상 고액 부부 수급자는 2017년 3쌍이 처음 나온 후 2018년 6쌍, 2019년 29쌍, 2020년 70쌍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월 100만원 넘게 받는 부부 수급자는 13만5410쌍으로 집계됐다. 200만원 이상은 5826쌍이었다.
부부 수급자 중 가장 많은 금액을 받는 부부는 월 435만4109원을 받고 있었다. 합산 연금액이 월 400만원을 넘어선 부부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이 부부는 두 사람 모두 국민연금제도가 시행된 1988년 1월 가입했다. 남편은 2013년 8월까지, 부인은 2014년 12월까지 국민연금을 내 현재 각각 월 213만114원과 222만3995원을 받고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지난해 전국 50세 이상 가구원이 있는 4531가구(개인 7343명)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노후보장패널’ 8차 조사 결과를 보면, 퇴직을 앞뒀거나 은퇴 생활을 하는 50대 이상이 생각하는 ‘노후 적정생활비’는 개인 월 164만5000원, 부부 267만8000원이었다. 월 300만원 이상을 받는 141쌍은 노후 적정생활비를 국민연금만으로 충당할 수 있는 셈이다.
또 ‘최소 노후 생활비’로는 개인 월 116만6000원, 부부 194만7000원이 있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최소생활비는 특별한 질병 등이 없는 건강한 노년을 가정할 때, 최저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다. 국민연금 부부 수급자 중 약 6000쌍이 월 200만원을 넘게 받아 이 기준을 충족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