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인근에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2구역(이하 한남2구역·조감도) 재개발 사업이 조합설립 이후 9년 만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한남뉴타운에서 3구역에 이어 두 번째다. 내년 상반기 시공사를 선정해 1537가구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강북권 최대 재개발사업지인 한남뉴타운에서는 2~5구역 정비사업이 추진 중이다. 향후 1만2000여 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다만 조합 내부 갈등 등에 따라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 속도
용산구는 서울 보광동 272의 3 일대 한남2구역의 사업시행계획인가를 구보에 고시했다고 26일 밝혔다. 한남2구역은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인근 11만4580㎡ 면적에 달한다. 재개발을 통해 지하 6층~지상 14층, 최고 높이 40.5m, 30개 동 아파트 및 복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중 분양 물량(전용 38~155㎡)은 1299가구, 임대(전용 38~51㎡)는 238가구다. 주로 전용 59㎡와 84㎡로 조성된다.
용도지역은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도로, 소공원, 사회복지시설, 공공청사 등을 기부채납하고 용적률 195.42%를 적용받았다. 총 사업비 규모는 9486억원으로 추정된다. 용산구 관계자는 “구릉지 지형이라 단지별로 자연스러운 스카이라인이 형성될 수 있도록 건축물 높이를 계획했다”며 “근린생활시설과 보광초가 닿는 부분은 연결 녹지로 지정해 보행공간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한남2구역은 2009년 10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012년 6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정비사업이 추진돼 왔다. 작년 8월 건축심의를 마치고, 임대주택 비율 30%를 적용받지 않기 위해 작년 9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인접한 보광초 문제를 두고 교육환경영향평가에서 멈춰섰다. 지난 8월 중부교육청과 보광초 개축 사업에 40억원을 기부채납하기로 협의하면서 조건부로 교육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다. 이번에 사업시행인가를 마치게 돼 계획대로라면 내년 상반기 시공사를 선정하고 2023년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계획이다. 용산공원 등 개발 수혜 기대
한남2구역은 한남뉴타운 가운데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이 가장 가까운 역세권 단지다. 한강 조망권은 없지만 이태원 상권과 접해 있다. 공급 규모가 두 배 이상 큰 한남3구역(5816가구)에 붙어 있어 생활 인프라도 공유할 수 있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한남3구역은 작년 6월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뒤 지난 6월 조합원 분양까지 끝냈다. 현재 관리처분인가를 준비 중이다. 다만 오는 29일 조합장을 다시 선출하기로 하면서 사업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동빙고동 60 일대 한남5구역은 지난달 정비사업의 밑그림인 재정비촉진계획이 최종 통과됐다. 한강 조망 면적이 가장 넓은 구역으로 용적률 219%를 적용해 지상 최고 23층 이하로 2555가구를 지을 예정이다. 향후 교통영향평가와 건축심의 등의 단계를 앞두고 있는데, 서울시가 지원해주는 ‘신속통합기획’이 초장기 도입된 구역이라 심의 과정이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광동 360 일대 한남4구역(2413가구)은 2015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현재 정비계획 변경 작업을 하고 있다. 일반분양 비율이 높아 사업성이 우수한 구역으로 꼽히지만 2~5구역 중에선 속도가 가장 느린 편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2019년 3월 한남3구역에 이어 한남2구역도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아 사업이 속도를 내게 됐다”며 “한남뉴타운이 남산자락 구릉지 경관을 보전하면서 한강을 바라보는 명품 주거단지가 될 수 있게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한남뉴타운 주변은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등이 있는 부촌이다. 녹사평역에서 한강진역으로 이어지는 이태원로 상권이 가깝다. 또 용산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수혜가 기대된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