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끝났으니 새 옷 사볼까…의류株 반등 시동

입력 2021-11-26 08:20
수정 2021-11-26 08:21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소비심리가 개선되자 의류업종에 온기가 돌고 있다.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을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필요한 옷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MLB와 디스커버리 등 브랜드를 보유한 의류업체 F&F는 86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개월간 F&F 주가는 17.5% 올랐다. 같은 기간 국내 의류 주문자생산표부착생산(OEM) 기업인 한세실업 주가는 2만1600원으로 3개월 전 대비 2.1%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상대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의류 판매가 올해 회복, 내년 비로소 정상화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서현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의류 소매판매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시작했고 위드 코로나 시기 외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의류 소비 수요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더욱이 내년 상반기까지 가계 의류비 지출은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역사상 큰 경기 충격을 겪고 나면 이후 경기가 매우 강하게 회복될 때 상대적으로 크게 소비가 줄었던 품목들의 소비가 급증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8년 외환위기 때 한국의 가계 의류 지출이 21.2% 감소했으나 1999~2000년 2년에 걸쳐 의류 소비가 각각 15.1%, 20.1% 증가하는 등 매우 큰 폭의 회복세를 기록한 바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소비가 강하게 회복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2022년 상반기까지 국내 가계 의류비 지출은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의류 업황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3월 100.5로 14개월만에 100 이상으로 올라선 이후 지속적인 회복세에 있다.

올해 7~8월 델타변이 확산으로 잠시 주춤하긴 했으나 9월부터 또 다시 회복, 지난달에는 106.8을 기록하며 전월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의류 매출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백화점 채널의 경우 9월부터 고마진 패션 매출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 이전까지는 명품과 가전·생활용품 등의 카테고리가 매출을 견인했다면 전반적인 소비가 고가에서 중저가, 명품·가전에서 패션쪽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의류 소비 회복에 의한 국내 의류업체들의 실적 모멘텀 회복은 단기적으로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로 갈수록 펀더멘탈에 기반한 업체별 실적 차별화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내수보다 해외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에 집중해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의류업종 내 추천주로 F&F와 한세실업, 한섬 등을 제시했다. F&F는 높은 브랜드력에 기반한 국내 사업은 실적 가시성이 높고 중국 법인은 공격적인 대리상 출점을 통해 고성장이 예상돼서다. 한세실업은 높은 기술력과 글로벌 네임밸류 기반 업황 호조에 따른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섬은 9월부터 본격적으로 백화점에서 패션 매출 비중이 상승하고 있어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양호한 실적 및 주가 모멘텀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혜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2년에는 글로벌 소비 시장 전반에 걸친 수요 회복이 예상되기 때문에 단순 소비 회복외에 실적 성장 모멘텀이 확보됐는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가치 멀티플 리레이팅(적정주가 재평가) 모멘텀이 확보된 업체 위주의 선별적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