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팀] 명창 김정민이 내달 4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공연을 위해 출국한다.
내달 7일(이탈리아 시간)과 10일, 14일 로마 ‘테아트로 토를로니아(오후 7시 30분)’, 피렌체 ‘테아트로 오데온(오후 7시 30분)’, 베네치아 ‘무제오 노베첸토(오후 8시)’ 극장에서 명창 김정민의 판소리 ‘흥보가’ 공연이 펼쳐진다.
2019년 12월 1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초연 공연을 펼친 후 2년 만의 공연으로, 당시 공연 관계자는 “이번 밀라노 공연에 이어 내년 피렌체, 베네치아 등 3곳에서의 공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현지 공연 요청이 이어졌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미뤄졌고, ‘위드 코로나’가 숨통을 틔우며 이탈리아 3개 도시 공연이 확정됐다.
한국의 전통 오페라이자 솔로 파워가 돋보이는 판소리 명창의 서구권 재공연은 현지 요청으로 이뤄진 공연이다. 김정민의 이번 이탈리아 공연은 한류의 흐름에 의지했다기보다는 창자의 능력으로 판소리 세계화를 스스로 개척했다. 2년전 공연 당시 현지 언론의 리뷰와 찬사가 이어졌으며 국제적인 관객이 그 주를 이뤘다.
당시 현지 언론은 김정민의 판소리에 대해 “‘여러 사람이 모인 곳의 소리’란 의미를 뜻하는 판소리의 가장 진실한 경험인 리듬의 전환 속에 명창 김정민은 고수 최광수의 북소리에 맞춰 흥보가를 완창했고, 그의 서술적 특성과 노래로 서로 다른 문화적, 민족적 배경을 가진 청중을 즐겁게 하고 흥분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어 판소리 공연에 대해 “고대 그리스와 중세시대의 서사 시인의 작품에 등장하는 광장의 음유 시인과 같은 인물, 또한 우화에서 동화를 구별시키는 환상 문학, 그리고 놀부의 박에서 나오는 곡예사들의 존재는 셰익스피어 등의 작가들이 사용한 ‘극장의 극장’ 요소의 선구자 버전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판소리 흥보가에 대해 “이 이야기에서 ‘선’의 용서와 ‘악’의 전환이 예견되고, 자신을 구원할 수 없는 사전 정의된 악한 인물도 없으며, ‘절대적인 악’이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정의했다.
판소리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다. 2003년에 등재된 판소리는 한 명의 소리꾼과 한 명의 고수가 음악적 이야기를 엮어 가며 연행하는 장르다. ‘여러 사람이 모인 장소’라는 뜻의 ‘판’과 ‘노래‘를 뜻하는 ’소리’가 합쳐진 말이다. 장단에 맞춰 부르는 표현력이 풍부한 창(노래)과 일정한 양식을 가진 아니리(말), 풍부한 내용의 사설과 너름새(몸짓) 등으로 된다. 내용은 지식층과 서민의 문화를 아우르는 점이 특징이다.
이탈리아에서도 김정민의 판소리 ‘흥보가’에 대해 “음악적인 내레이션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명창의 기교와 음악적 해석이 뛰어나다”고 평했다. 명창 김정민의 판소리 ‘흥보가’는 창본집 기준 약 3만3000자로 이뤄져 있다. 현지에서 3번의 공연이 이어지니 명창 김정민은 1만여 자의 분절음을 수시간 안에 토해내야만 한다. 한국에서 이탈리아까지의 거리는 약 1만㎞에 달한다. ‘흥보가’의 대사 한글 자 한글 자가 1㎞마다 놓인 노둣돌이 되어 K-판소리의 세계화를 시작한다.
한편 명창 김정민은 최근까지 판소리 ‘흥보가’와 ‘적벽가’ 완창 무대를 16차례 이어왔다. 국가무형문화제 제5호 판소리 ‘흥보가’의 이수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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