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과정을 두고 "신선함이 없다"고 작심 비판한 임승호 대변인이 25일 권성동 사무총장과 면담했다.
이날 임 대변인은 국민의힘 당사에서 권 총장과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권 총장이) 이런 말을 해 줘서 고맙다고 했다"며 "당에 해를 끼치고자 했으면 대변인직을 던지고 했을 텐데, 고맙게 생각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권 총장이 인선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며 "내부 사정을 좀 이해해 달라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쫄아서 들어갔는데, 진짜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고 했다.
임 대변인은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이외 특별한 얘기는 없었고, 인사차 방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임 대변인은 최근 윤석열 후보 선대위가 구성 과정에서 난항을 겪자 이를 작심 비판한 바 있다.
그는 페이스북에 "요즘 당 상황을 보고 있으면 답답하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활력이 넘쳐나던 신선한 엔진이 꺼져가는 느낌"이라며 "최근 선대위의 구성 과정이 진정 당원들과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있느냐"고 운을 뗐다.
이어 "상대 당의 후보는 연일 눈물을 흘리고 넙죽 엎드리며 모든 과오를 반성한다고 한다"며 "많은 분이 쇼라고 침 한번 뱉고 말겠지만, 솔직히 전 무섭다"고 했다.
아울러 "상대는 숱한 선거를 치러왔으며 어찌 됐든 지자체 평가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했던 후보"라며 "이런 귀신같은 사람을 상대로 우리는 너무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진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매우 위험한 방향이지만, 어쨌든 상대 후보는 정책과 비전을 내놓고 있다. 우리는 이에 맞서 어떤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느냐"며 "혹시 '그래서 이재명 찍을 거야? 어쨌든 우리 당 찍을 거잖아'라는 안이한 생각에 갈 곳 잃은 청년들을 방치하고 있는 건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임 대변인은 "민주당이 심판의 대상이듯 저희 역시 국민에게는 여전히 심판의 대상이다. 지난날들의 저희 당의 과오를 과연 모두 용서받은 것이냐"며 "당 대변인으로서 정말 부적절하고 오만한 글이지만 못난 성격이라 차마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거짓말은 못 하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당당하게 말할 기회가 몇 년 만에 찾아온 것인지 모르겠다"며 "이 황금 같은 기회를 그저 흘려보내는 것 아닌가 하는 답답한 마음에 푸념해 보았다"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