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내년 상반기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 4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E-GMP)을 기반으로 생산되는 중형 세단 아이오닉 6도 내년에 내놓기로 했다. 기아는 내년 상반기 신형 니로 전기차를 출시한다. 다양한 신모델로 전기·자율주행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수입차업체는 ‘억대’ 전기차를 출시하며 공세에 나섰다. 메르세데스벤츠는 S클래스급 럭셔리 전기 세단 ‘더 뉴 EQS’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BMW는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를 국내 출시했다. 제네시스 GV70 전기차 등이 내년 가세하면 럭셔리 시장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울 도심에서 로보라이드 서비스
현대차는 2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레벨 4 자율주행 국내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전기차, 자율주행 등 미래차 추세에 맞춰 새 단장한 이번 모빌리티쇼는 12월 5일까지 진행된다. 현대차·기아, 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마세라티 등 6개국, 100개 기업이 참가해 신차 19종 등 78개 모델을 전시한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서울 도심 내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에서 ‘로보라이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 도로가 일시적으로 막히는 등 일부 상황을 제외하고 비상시에도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차로 이동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전기 세단 아이오닉 6와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전기버스 일렉시티타운은 내년 국내 출시하기로 했다. 충전 서비스도 확대한다. 초고속 충전소 ‘E-pit(이피트)’를 대전, 제주, 서울역, 경기 광명에 연내 추가 설치한다. 고정형 충전기 설치가 어려운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이동식 충전 카트 ‘H 모바일 차저’는 12월부터 시범 운영한다.
‘V2V(차량에서 차량으로)’ 120㎾급 급속 충전 기술을 적용한 아이오닉 5를 다음달부터 제주 지역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에 투입해 충전 시간을 기존 대비 세 배 이상 줄이기로 했다. 전기차 충전과 세차를 동시에 할 수 있는 ‘EV 파크 용인’은 연내 경기 용인시에 오픈한다.
기아는 친환경 SUV 모델인 신형 니로를 처음 공개했다. 신형 니로는 2016년 1세대 출시 이후 5년 만에 선보인 2세대 모델이다. 외관은 심플하면서도 강인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내년 1분기에 하이브리드 모델, 2분기에 전기차로 나온다. 럭셔리 전기차 일제히 국내 상륙
이번 모빌리티쇼에서는 럭셔리 전기차 대전도 펼쳐진다. 제네시스는 GV70 전기차를 국내에서 처음 공개했다. GV70 전기차는 77.4㎾h 배터리를 탑재해 한 번 충전하면 400㎞ 이상 달릴 수 있다. 350㎾급 초급속 충전 시 18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사륜구동(AWD)이며, 합산 최대 출력 360㎾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5초 만에 도달한다.
수입차업체는 이번 모빌리티쇼에 맞춰 고급 전기차를 대거 국내에 공개·출시하며 맞불을 놨다. 벤츠는 첫 럭셔리 전기 세단 EQS를 선보였다. 벤츠가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 모듈형 아키텍처를 적용한 최초의 모델이다. 일체형 와이드 스크린 형태의 차세대 인공지능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하이퍼스크린’도 처음 적용됐다. 가격은 1억8100만원(론칭 에디션 기준)에 달한다.
BMW가 출시한 iX는 기존 대형 SUV인 X5 수준의 전장, X6의 전고, X7의 휠 크기가 조화를 이룬 모델이다. 최고출력 523마력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6초 만에 도달하며(xDrive50 기준), 가격은 1억4630만원이다. 아우디는 스테디셀러인 A6의 전기차 버전인 ‘A6 e-트론 콘셉트카’로 눈길을 끌었다.
포르쉐는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 플래티넘 에디션’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최고 시속 280㎞에 이르는 고성능 스포츠카로, 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된다. 마세라티는 국제자동차페스티벌에서 ‘2021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스포츠카’에 선정된 ‘MC20’를 선보였다. 3억9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슈퍼 스포츠카다.
김일규/김형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