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며느리' 박상아 "우리는 죄인…남편 전재용 신학 공부"

입력 2021-11-23 15:39
수정 2021-11-23 16:04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고와 함께 그의 차남 전재용 씨와 결혼한 배우 박상아 씨의 근황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재용, 박상아 부부는 지난 3월 극동방송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에 출연했다. 두 사람은 현재 경기도 판교 우리들교회에서 집사 직분을 맡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전 씨는 2006년 12월 경기도 오산시 임야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고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5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40억 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전 씨는 벌금 40억 원에서 불과 1억4000만 원(3.5%)만 납부하면서 원주교도소에서 약 2년8개월간 하루 8시간씩 노역을 했고 지난해 2월 출소했다. 하루 일당이 400만 원으로 계산됐다는 점에서 당시 '황제노역'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전 씨는 "교도소 담안에서 2년 8개월의 시간을 보냈다"며 "교도소에 처음 갔는데, 벌금을 못 내서 노역 형을 받는 사람들만 모아 놓았다. 그때 창살 밖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찬송가 소리가 들렸다"면서 종교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을 전했다.

전 씨는 "정말 찬송을 못하셨는데, 눈물이 나왔다"며 "이전에도 새벽 기도도 다니고, 십일조도 내며 종교 생활을 했지만, 그때 감동을 받고 신학대학원을 가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성경을 봤는데, 이전과 다른 깨달음이 있었다"며 "밖에서 봤을 땐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도 마음에 와닿았다"고 덧붙였다.

전 씨에게 성경책을 전달했다는 박 씨는 "수감 후 마음이 힘들어질까봐 걱정했고, 말씀이 위로가 될 거 같아서 가장 먼저 성경책부터 줬다"고 말했다.

전 씨는 수감 생활 내내 종교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전 씨는 "처음엔 예배를 드리지 못했다"며 "생활을 하면서 허락을 받았고, 그 후엔 예배도 드리고, 찬송도 드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진행자인 김장환 목사는 "제가 전(재용) 회장의 어머니, 아버지를 전도하려 노력했다"며 "어느 날은 (전 씨가) 부모님에게 보낸 편지를 저에게 보여주셨는데, 그 편지에 십자가가 그려져 있더라"라고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전 씨는 출소 후 "말씀을 들으면서 '세상을 좀 덜 떨어내려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신학을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며 "목회자가 되겠다는 생각은 감히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합격 통지를 받고, 다니기 전에 부모님께 말씀드려야 할 거 같아 말씀드렸다"며 "아버님은 치매라 기억을 잘 못 하는 상태인데도 정말 기뻐하면서 '목사가 되면 네가 다니는 교회 출석하겠다'고 하셔서 그 말을 듣는 순간에 '목사가 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상아는 "남편을 만나면서 종교에 더 의지하게 됐다"면서도 "남편은 제가 안 갖고 있는 걸 많이 갖고 있다. 저는 좀 불같은데, 남편은 부드럽고, 사람을 편안하게 해준다. 그런 부분이 좋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박 씨는 반대 이유에 대해 "저희는 누가 봐도 죄인인데, 하나님을 믿는 것도 숨겨야 할 일인데, 사역까지 하는 게 하나님 영광을 가리는 거 같았다"며 "그래서 굉장히 많이 싸웠는데, 하나님 생각은 저희와 다른 거 같더라"라면서 결국 허락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전했다.

전 씨도 "아내는 '평신도라도 잘 섬길 수 있는데, 목회자까지 해야 하냐'고 했었다"며 "그러다 작년 10월엔 오열을 하더니 '가도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1995년 KBS 제1회 슈퍼 탤런트 선발대회 대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젊은이의 양지', '파파', '태조왕건', '꼭지' 등 다수의 인기 작품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하지만 2004년 미국으로 건너가 전재용과 비밀리에 혼인 신고를 한 후 연예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2013년 영화 '러시안 소설'에 조연으로 출연하긴 했지만 이후 이렇다 할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았다.

결혼 후 박 씨는 2명의 딸을 뒀다. 박 씨가 다시 언론에 포착된 건 전 씨가 교도소에 복역할 당시 면회에 가는 모습이었다.

그에 앞서 2007년 자녀가 외국인학교 입학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자녀를 입학시킨 혐의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