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23일 14:5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올해 창립 16년 만에 처음으로 한중일 3개국에서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성공했다.
23일 글로벌 금융 정보 플랫폼인 SDC 톰슨 파이낸셜에 따르면 한중일 3개국에서 사모펀드의 매각 건수는 지난해 133건에서 올해 146건으로 늘었다. 매각 규모도 516억 달러에서 560억 달러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MBK가 올해 성사시킨 대표적인 매각 거래는 ‘아코디아 넥스트 골프’다. 매각 금액만 35억7000만 달러(약 4조2500억원)으로, 한중일에서 성사된 거래 중 최대 규모다. MBK는 2017년 아코디아 골프를 인수한 뒤 2019년 넥스트 골프 매니지먼트를 추가로 인수해 회사 규모를 키워 최근 소프트뱅크의 계열사인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매각했다.
국내에서는 두산공작기계 거래를 성사시켰다. 회사를 인수한지 5년 만이다. MBK는 지난 8월 두산공작기계를 DTR오토모티브에 20억1600만 달러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거래는 매각 규모 5위에 올랐다. 중국에서는 항공특송 기업인 아펙스 로지스틱스를 지난 5월 글로벌 운송 물류 기업인 퀴네앤드나겔 그룹에 14억5000만 달러에 매각했다. 전체 거래 규모 순위로는 7위를 차지했다.
올해 두번째로 규모가 큰 매각 거래는 퍼미라의 트라이코 매각(27억6000만 달러) 건이다. 이밖에 베인캐피탈의 휴젤 매각이 14억8100만 달러 규모로 6위, H&Q가 매각한 잡코리아가 7억9800만 달러으로 9위에 올랐다.
올해 매각 뿐 아니라 상장과 블록딜을 통한 투자금 회수도 크게 늘었다. 사모펀드들의 IPO와 블록딜은 2019년 13건(IPO 5건, 블록딜 8건)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7건(IPO 9건, 블록딜 18건)까지 늘었다. 올해는 11월 기준 34건(IPO 21건, 블록딜 13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IPO와 블록딜의 규모 역시 2019년 43억 달러에서 2020년 115억 달러로 늘었다. 올해는 11월까지 111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사모펀드들의 경영권 인수 거래는 소폭 줄었다. 지난해 65건이었으나, 올해는 46건을 기록했다. 코로나 팬데믹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인수 시장에 나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기업 가치)이 여전히 높게 형성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상황으로 접어들면서 한·중·일 3개국 공통으로 정책이나 규제로 인한 투자 지형의 변화가 눈에 띈다”며 “이러한 변화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운용사들이 도래하는 투자 황금기에 더욱 강하게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