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카페] 스릭슨, '대어' 켑카 잡았다

입력 2021-11-23 10:25
수정 2021-11-23 10:26
브룩스 켑카(31·미국)가 용품 브랜드 스릭슨과 손을 잡았다. 스릭슨은 23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는 켑카와 클럽(드라이버, 아이언, 웨지), 공, 캐디백 후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아시아 최초 마스터스 우승자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최경주(51) 등이 스릭슨을 쓰고 있다.

켑카는 톱랭커인데도 특정 브랜드와 용품 계약을 맺지 않고 뛰었다. 4~5개 브랜드를 섞어 썼다. 돈을 조금 덜 벌어도 원하는 때 입맛에 맞는 클럽을 캐디백에 꽂았다. 부족한 돈은 성적을 내 상금으로 만회하겠다는 복안이었다.

그의 계획은 성공적이었다. PGA투어에서 8승을 거뒀고 그 중 4승이 메이저대회였다. '메이저 사냥꾼' 이미지를 굳히면서 세계랭킹 1위도 경험했다. 덕분에 켑카는 항상 우승후보로 분류된다.

그런데 갑자기 무릎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2년 전 제주에서 열린 PGA투어 더CJ컵에 출전했는데 이동하다가 미끄러져 무릎을 다쳤고 기권했다. 처음에는 가벼운 부상정도로 생각했는데 이후 무릎에 몇번이나 칼을 댔다. 올해 2월 피닉스 오픈에서 모처럼 우승했지만, 전성기 시절 모습은 되찾지 못하고 있다. 그의 세계랭킹은 16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켑카로선 손을 내밀어준 스릭슨이 고마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메이저 용품사들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스릭슨으로선 '밑져야 본전'인 게임이다. 켑카는 여전히 PGA투어에서 여전히 미디어에 관심을 받는 인기 스타이고 '이슈 메이킹'에 능하다. 이달 말에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1대1 매치플레이 경기를 앞두고 있다. 대회가 없는 골프 비수기에 골프 팬들의 관심이 모두 쏠려 있는 이벤트다. 이 경기에서 켑카는 스릭슨 클럽과 캐디백을 들고 경기에 나선다. 설사 그가 부진해도 클럽의 성능보단 켑카의 하향세인 실력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켑카는 계약을 맺기 전인 올해 초부터 아이언은 스릭슨의 ZX7을 써왔다. 피닉스 오픈에서 우승했을 때도 스릭슨 제품을 썼다. 그러자 드라이버와 웨지, 볼까지 테스트했고 만족한 결과가 나타나자 과감히 계약했다. 앞으로 그는 드라이버는 ZX5, 공은 Z-STAR 제품을 쓸 예정이다. 웨지는 스릭슨의 형제 브랜드 클리블랜드 웨지 RTX ZipCore를 장착한다.

켑카는 "팀 스릭슨 멤버로서 마쓰야마 히데키, 셰인 로리, 그레엄 맥도웰 등 세계 최고 프로들과 함께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모든 클럽과 볼의 퍼포먼스에 만족하고 있다. 앞으로 스릭슨과 함께 많은 우승을 하겠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