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내년 수출 2.1% 늘어 6498억달러…공급망·중국이 변수"

입력 2021-11-22 17:38
수정 2021-11-23 02:21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사진)은 “내년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과 미·중 갈등 등 보호무역주의가 가장 큰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런 변화의 흐름에 맞게 한국의 통상전략도 바뀌어야 한다”고 22일 밝혔다.

구 회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제58회 무역의 날’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우수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급망 허브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다자간 무역질서 회복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무협에 따르면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24.1% 증가한 6362억달러(약 755조421억원), 수입은 29.5% 증가한 6057억달러(약 718조8447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구 회장은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 수출이 고르게 개선됐으며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도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출 호조세는 이달 수치로도 증명된다. 품목별로 보면 지난 1~20일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5% 증가한 74억8200만달러(약 8조8736억원)로 나타났다. 선박(252.2%)과 철강제품(25.1%), 석유제품(113.6%) 수출도 같은 기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다만 승용차(-1.9%), 자동차 부품(-6.6%) 수출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완성차 생산 차질로 인해 감소했다.

무협은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2.1% 증가한 6498억달러(약 771조1826억원), 수입은 1.6% 늘어난 6154억달러(약 730조4798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석유제품, 섬유,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올해 선전한 품목의 업황이 내년에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구 회장은 내년도 수출 위협 요인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와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를 꼽았다.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리스크나 철강 등 일부 원자재 가격 하락세도 수출을 제약하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구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과 미·중 갈등, 보호무역주의, 환경, 안보 등도 무역에 중요한 변수”라며 “다자간 무역질서 회복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화의 흐름 속에서 통상전략도 세계 10위 규모에 맞게 변모해야 한다”며 “업계의 목소리를 정부에 정확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무협은 각국의 통상 이슈를 면밀히 파악하고 제2의 요소수 사태를 막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 모니터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 LX인터내셔널 등 주요 상사와 협업해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밸류체인을 살피고 수입처 다변화 등을 위해 정부와 교감하겠다는 설명이다.

남정민/정의진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