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스치기만 해도 오르던 메타버스·대체불가토큰(NFT) 관련주가 급락했다. 외국인 투자자 수급이 대형주로 몰리기 시작하면서 메타버스 테마주 상승세도 ‘끝물’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약 100배에 달하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부담되기 시작한데다 메타버스나 NFT 사업에 급하게 진출한 기업이 실제로 얼마나 이익을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22일 대표적 메타버스 테마주인 위지윅스튜디오는 14.07% 하락한 4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자이언트스텝, 덱스터 등도 이날 14.77%, 13.46%씩 급락했다. 갤럭시아머니트리, 갤럭시아에스엠도 각각 9.31%, 8.64% 하락했다.
지난 한 달여간 메타버스나 NFT 관련 신사업을 발표하는 동시에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반복됐지만 이날은 신사업 발표도 소용없었다. 엔피는 이날 확장현실(XR) 기술 및 콘텐츠 연구개발을 위해 별도 자회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12.43%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테마주 급등세가 소강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7976억원 규모를 매수했다. 이 중 전기전자 업종(7332억원)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반면 코스닥시장은 145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전 거래일까지 카카오게임즈, 엔씨소프트 등을 사들이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대형주에 외국인 수급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건 밸류에이션과 실적을 따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테마주에 대한 시선도 달라진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밸류에이션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올라갔다. 메타버스, NFT 관련 종목으로 분류되는 37개 종목의 PER은 평균 97.06배다. 12개월 선행 PER은 45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3배에 달한다. 메타버스, NFT 관련주가 급등하면서 엔피(243.97배), 갤럭시아머니트리(167.44배), 아톤(141.63배) 등 일부 종목 PER은 200배 선까지 올라간 상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