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고거래 '빅3' 번개장터, 4000억원대 기업가치 인정

입력 2021-11-22 17:06
수정 2021-11-23 00:55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신규 투자자금 유치 과정에서 4000억원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전망이다.

22일 벤처캐피털(VC)업계에 따르면 번개장터는 최근 다수의 금융회사로부터 830억원 규모 투자를 받기로 합의했다. 신한금융그룹이 300억원,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200억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50억원, 신세계 계열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가 250억원, 미래에셋캐피탈이 30억원 등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 중 신한금융그룹은 투자금 납입을 완료했고, 나머지도 연내 납입을 마칠 계획이다.

투자자들은 번개장터 기업가치를 투자 후 기준(post-value) 약 4200억~4300억원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 사모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이 번개장터 경영권 지분을 인수할 때 매긴 가치 약 1500억원의 세 배 수준이다. 지난해 3월 BRV캐피탈매니지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56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할 때는 1900억원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재후 전 티몬 대표가 이끌고 있는 번개장터는 2010년 문을 연 뒤 현재 당근마켓, 중고나라와 함께 중고거래업계 ‘빅3’로 불린다. 간편 안전결제 서비스인 ‘번개페이’, 픽업·포장·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번개장터 포장택배’ 등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거래액은 지난해 1조3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거래액 1조4000억원에 거래 건수는 1400만 건을 넘겼다. 가입자 수는 1600만 명을 웃돈다. 지난해 매출은 140억원 수준이다.

인수합병(M&A)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9년 8월 빅데이터 전문 스타트업 ‘부스트’를 인수해 상품 추천 알고리즘을 고도화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스니커즈 커뮤니티인 ‘풋셀’을 인수했다. 이어 12월에는 중고 골프용품 거래 플랫폼 ‘에스브릿지’, 중고 의류 유통업체 ‘마켓인유’, 착한텔레콤의 중고폰 사업 부문을 줄줄이 품었다.

번개장터는 인기 한정판 제품 등을 되파는 ‘리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초 서울 여의도에 오프라인 신발 리셀 전문 매장인 ‘브그즈트랩’을 개장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서울 코엑스몰에 2호점을 열었다. 조만간 3호점도 개장할 예정이다.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 신한금융그룹은 리셀 시장에서 신한카드와 번개장터의 협업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