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2일 국제 포럼에서 정책 비전을 발표하는 가운데, 약 2분 동안 침묵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단상 아래 마련된 프롬프터에 준비한 연설문이 송출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경쟁 후보인 이 후보가 프롬프터를 보지 않고 연설한 것과 대조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이 후보와 윤 후보는 TV조선 주최 '글로벌 리더스 포럼 2021'에 나란히 출연했다. 이 자리에서 두 후보는 저마다 국가 정책 비전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연단에 선 이 후보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신 TV조선에게 감사하다. 아주 짧은 시간이긴 한데 요약해서 제 의견을 몇 가지만 말씀드리겠다"면서 청년 문제, 경제적 기회 보장 문제, 신재생에너지 체제로의 대전환 등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따로 연설문이나 프롬프터 화면 등을 사용하지 않았다.
반면 뒤이어 연설에 나선 윤 후보는 준비된 연설문이 프롬프터에 보이지 않자 약 2분간 침묵했다. 침묵이 시작되자 사회자는 "잠시 무대 준비가 있겠다"고 안내한 뒤 잠시 후 "시작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윤 후보가 계속 말을 하지 않자 사회자는 다시 "오디오 좀 조절하겠다"고 재차 양해를 구했다.
이어 연설을 시작한 윤 후보는 연설 내내 프롬프터를 보며 준비한 연설문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취약계층 복지, 리더십, 국제사회 협력 등에 대한 정책을 제시했다.
이를 목격한 일부 시청자들은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연설 능력을 비교하며 윤 후보를 비판했다. 이들은 "대본 없으면 아무 말도 못하나", "돌발상황에 대처 못 하나", "대본을 외울 노력조차 안 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거세지자 윤 후보 측은 행사 주최 측의 전적인 실수로 빚어진 해프닝으로, 돌발상황이 발생하자 윤 후보가 주최 측의 안내를 기다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오늘 윤 후보의 국가 미래 비전 발표 시 주최 측의 전적인 기술적 실수로 잠시 진행이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윤 후보 연설 순서에 프롬프터가 작동되지 않았고 후보는 영문도 모른 채 정상화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생방송 중이었으므로 돌발상황에 대한 주최 측의 진행 안내를 기다리는 것이 상식적이고 당연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이 상황을 두고 오히려 윤 후보에게 인신공격을 가하고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생방송 진행 관련 기술적 실수로 진행이 안 된 것을 두고 행사에 초대받아 참석한 사람에게 책임지고 수습했어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