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이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며 한국이 모든 면에서 '탑10'의 나라가 됐다고 강조했다. 반면 부동산과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는 송구스럽다며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1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에서 "한국은 경제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국방, 문화, 보건·의료·방역, 외교 등 모든 측면에서 탑10의 나라가 됐다"며 "G7 국가들이 G10을 구성할 경우 가장 먼저 대상이 되는 나라로 꼽는 게 한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화자찬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이것은 주관이 아닌 세계가 하는 객관적 평가"라며 "자부심을 느껴야 하는 이유는 이 자부심이 향후 미래를 가져갈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 동안 가장 성공한 나라가 한국이라고 이야기한다"며 "이런 성취를 부정하는 건 우리 정부에 대한 비판과 반대를 넘어서서 국민이 이룬 성취를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께서 대한민국이 가진 위상에 대해 당당하게 생각해주길 바란다"며 "정부도 국가 위상에 걸맞게 국민의 삶이 향상되도록 마지막까지 최선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그동안 문제로 지적된 부동산과 일자리 분야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임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에서 서민들에게 많은 박탈감을 드렸다"며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지 못함으로써 무주택자, 서민, 청년, 신혼부부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충분히 드리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문제는 제가 여러 차례 송구스럽다는 사과 말씀을 드렸다"며 "지나고 생각해 보면 우리가 좀 더 부동산, 주택의 공급에 좀 더 노력을 기울였더라면 좋았겠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지난번 2·4 대책같은 대책이 좀 더 일찍 시행됐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우리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입주 물량이 많았고, 인허가 물량도 많고, 계획된 공급도 많다"며 향후 주택 공급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잘했다'라고 만회할 시간이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정부까지 (부동산 문제에) 어려움이 넘어가지 않도록 해결의 실마리를 찾도록 하겠다"며 "불로소득, 초과이익을 환수할 방법과 민간업자들이 과다한 이익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일갈 대책들을 마련하겠다"라고 했다.
또한, 청년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코로나19 때문에 줄었던 고용이 지난달까지 거의 99.9% 회복됐다. 청년고용률도 과거 어느 때보다 높지만, 이것은 양적인 측면"이라며 "실제 청년들이 원하는 질 좋은 일자리가 생겼느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적이 많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더 질 좋은 일자리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청년희망ON 프로젝트' 같은 경우 기업이 중심이 되고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청년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재직자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KBS가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 연령, 성별, 지역 등을 고려해 선정한 300여 명과 온·오프라인으로 코로나 위기 극복과 방역, 민생 경제 등의 주제를 두고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취임 중 마련한 국민과의 대화는 이번이 두 번째로 2019년 11월 이후 2년 만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