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속 명품시장 규모가 10년 안에 570억달러(약 67조5300억원)까지 불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다. 가상공간 속 아바타를 위해 돈을 쓰는 ‘아바타 경제’가 확대돼 명품업체 수익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최근 모건스탠리 보고서를 인용해 “2030년 전체 명품 시장에서 메타버스 비중이 10%에 육박할 것”이라며 “명품 업계 이익이 최대 2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로 일상 공간이 이동하면서 아바타에게 입힐 명품 옷과 가방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배런스는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메타버스게임인 로블록스 이용자 5명 중 1명은 매일 아바타를 교체한다”며 “수십 년간 방대한 지식재산을 축적한 명품 업체가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체불가능토큰(NFT)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메타버스 명품 시장의 긍정적인 미래 전망에 힘을 보탰다. 디지털 명품 NFT가 주로 메타버스 공간에서 거래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는 지난달 메타버스에서 착용할 수 있는 디지털 명품 NFT 9개를 570만달러에 판매했다.
가방 외투 신발 등을 만드는 ‘소프트 럭셔리’ 명품 브랜드가 보석 시계 등을 전문으로 하는 ‘하드 럭셔리’ 브랜드보다 메타버스에서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모건스탠리는 평가했다. 아바타가 착용해도 잘 보이지 않는 명품 시계보다 명품 외투 등이 메타버스에서 더 인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아바타 경제’의 혜택을 받을 종목으로는 프랑스 명품업체 케링을 꼽았다.
구찌 생로랑 발렌시아가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케링은 유명 메타버스 게임회사와 협업하면서 메타버스 명품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올해 9월 발렌시아가는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에서 디지털 패션 아이템을 선보였다. 구찌가 출시한 ‘디오니소스 백’의 디지털 버전은 로블록스에서 4100달러에 판매됐다. 실물 가방 가격인 3400달러보다 더 비쌌다. 올 들어 케링 주가는 24% 상승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