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설' 中 테니스 스타, 모습 드러냈다?…의혹만 키운 동영상

입력 2021-11-21 16:48
수정 2021-11-21 17:03

장가오리 중국 전 부총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실종설에 휩싸인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인은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펑솨이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펑솨이는 이날 중국 베이징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휠라 키즈배 주니어 테니스 챌린저 결승전 개막식에 참석, 사회자 호명에 맞춰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후 편집인은 전날 펑솨이가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코치, 동료와 함께 식사하는 영상도 공개했다. 영상에서 한 사람은 "내일이 11월 20일 아닌가?"라고 묻자 다른 사람은 "내일은 21일"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후 편집인은 이를 근거로 "이 영상은 20일에 찍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이은 영상 공개에도 해외 네티즌들은 지속해서 펑솨이를 염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영상 촬영자의 각도와 위치, 영상 공개 일자, 대화 등의 측면이 이상하다는 문제를 제기하며 펑솨이가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긴 연출된 영상이라는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네티즌의 목소리와는 별개로 중국 관영매체들의 펑솨이 관련 보도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모양새다. 중국 관영매체 CGTN은 지난 18일 펑솨이가 성폭행 피해 사실을 부인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메일에는 "내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담은 최근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나는 실종되지 않았고, 위험하지도 않다"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스티브 사이먼 WTA 대표는 "펑솨이가 쓴 이메일이라고 믿기 어렵다"며 "수차례 펑솨이와 연락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닿을 수 없었다. 안전과 행방이 걱정된다"라며 우려했다.

한편 펑솨이 사태와 맞물려 내년 2월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이 인권문제를 들어 올림픽에 대한 보이코트를 검토하고 있으며 딕 파운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펑솨이 문제와 관련해 IOC는 2022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국에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서방국가의 올림픽 참가 거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펑솨이는 지난 2일 중국 SNS인 웨이보 계정을 통해 장가오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2011년 톈진시 당서기였던 장가오리와 원치 않는 성관계를 맺었으며, 2018년에도 또다시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