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중왕전' 기운 받은 안나린 "이젠 LPGA다"

입력 2021-11-21 18:10
수정 2021-11-22 00:33

안나린(25)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도전을 앞두고 출전한 마지막 국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안나린은 21일 전남 장흥군 JNJ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이벤트대회인 LF 헤지스 포인트 왕중왕전(총상금 1억7000만원) 2라운드에서 버디 9개를 쓸어 담으며 9언더파 63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128타를 기록한 그는 2위 김수지(25)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안나린은 지난해 KLPGA투어에서 2승을 거뒀으나 올해는 꾸준한 성적에도 유독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준우승만 두 번 하면서 ‘무관’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6억186만원을 모아 9위에 오른 상금 순위만 봐도 그가 얼마나 꾸준했는지 알 수 있다. 이번 대회가 KLPGA투어의 정규대회가 아니어서 공식 기록으로 남진 않지만 우승상금 5000만원을 가져가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 대회는 올 시즌 성적에 따라 주어진 포인트 순위에 따라 1위(3언더파)부터 10위(이븐파)까지 스코어를 차등 분배한 뒤 시작했다. 1언더파를 안고 시작한 안나린은 1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면서 7언더파를 기록했고 임희정(21)에게 5타 뒤진 공동 2위로 2라운드에 돌입했다.

임희정과 격차가 커 역전 우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안나린은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며 ‘대역전극’의 시작을 알렸다. 10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단독 선두가 된 그는 11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더 달아났다. 선두에서 내려온 임희정이 12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타수 차는 더 벌어졌다. 안나린은 13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5번홀(파3)과 17번홀(파5)에서도 버디 퍼트를 넣으며 우승을 자축했다.

‘왕중왕’에 등극한 안나린은 LPGA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로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29일부터 2주간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매그놀리아 그로브GC·하이랜드 오크스GC에서 열리는 LPGA투어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LPGA투어 진출을 노크한다.

안나린은 “철저히 준비해 내년에는 꼭 한국 무대가 아니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2주에 걸쳐 8라운드 방식으로 열리는 LPGA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는 꾸준한 체력이 필수인데, 올 시즌 출전한 23개 대회 중 21개 대회에서 커트를 통과한 안나린의 내년 미국 진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앞서 ‘핫식스’ 이정은(25)이 8라운드로 치러진 퀄리파잉 시리즈 첫해를 수석으로 통과한 뒤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2019년에는 박희영(34)이 3위를 기록해 LPGA투어에 재입성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열리지 않았다. 올해 퀄리파잉 시리즈에는 안나린과 함께 최혜진(22)이 도전장을 냈다.

임희정은 이날 5번홀(파4)에서 더블 보기를 범하는 등 극심한 샷 난조를 보이며 2타를 잃었다. 최종합계 10언더파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준우승은 이날만 8타를 줄여 합계 13언더파를 친 김수지가 차지했다. 이소미(22)가 9언더파로 4위에 올랐다. 박현경(21)과 김우정(23), 김지영(25)은 8언더파 공동 5위를 기록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