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주 연속 상승하며 L(리터)당 평균 1800원대까지 치솟았던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유류세 20% 인하 효과에 하락 전환했다.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90.4원 내린 L당 1716.6원을 기록했다. 주 후반으로 갈수록 가격이 떨어져 전날의 경우 L당 1695.4원에 마감됐다.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긴 했지만 정부가 발표한 L당 164원 인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당초 정부는 유류세를 20% 인하하고, 기름값에 인하분이 모두 반영되면 휘발유는 L당 164원, 경유는 L당 116원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 정유업계에 협조도 구했다.
유류세 인하에도 기름값이 인하분 만큼 내려가지 않은 원인은 일반 자영 주유소에 있다. 기름값은 개별 주유소가 결정한다. 유류세는 정유사 반출 단계에서 부과되는데, 유류세 인하 전 반출된 기름이 시중에 1~2주 정도 유통될 수 있다. 유류세 인하 전 가격을 기준으로 판매하는 주유소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휘발유 기준 유류세 인하액 164원 이상을 인하한 주유소는 1567개소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주유소 수는 1만1402곳에 달한다. 전체의 13.7%만 유류세 인하분 만큼 가격을 내린 것이다. 148원 이상 인하한 주유소도 2796개소에 그쳤다. 대부분 손해를 감수하고 12일부터 유류세 인하분을 가격에 반영하기로 한 정유사 직영 주유소와 알뜰주유소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주유소 가운데 기존 재고 물량이 소진되지 않아 가격을 유지한 곳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주유소와 가격 차이가 발생한 만큼 재고 소진에 다소 시일이 걸리겠지만, 머지않아 소비자들이 유류세 인하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