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은 중국의 친구"라더니…기괴한 눈빛, 반발 여론 불거져

입력 2021-11-19 08:31
수정 2021-11-19 09:46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이 중국 여성을 비하했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디올이 지난 12일 상하이 웨스트 번드 아트센터에서 연 전시회에서 공개한 사진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공개된 사진은 중국 청나라 전통 의상을 입고 있는 여성이 레이디 디올백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두꺼운 눈두덩이와 홑꺼풀을 강조한 눈화장에 주근깨, 여기에 기괴한 눈빛을 담았는데, 이를 두고 중국 관영 매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여성연맹이 운영하는 중국여성신문은 "디올의 행동은 중국 문화를 왜곡하고 중국 여성을 못생겨 보이도록 하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디올의 유령 같은 사진은 대중들을 불편하게 할 뿐 아니라, 서양 브랜드들의 미학과 문화 속에 있는 '오만과 편견'을 읽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영 매체 베이징 데일리도 "이게 디올의 눈에 비친 아시아 여성의 모습인가"라며 비판을 더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의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를 비롯해 SNS를 통해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SCMP는 커지는 논란에 디올은 별 언급은 없었지만, 전시회에서 해당 사진을 내렸고, 중국의 최대 SNS인 웨이보 채널에서도 사진이 삭제했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디올 사진 전에서는 해당 사진을 관람할 수 있는 상태다.

논란의 사진을 찍은 천만 작가는 중국의 유명 사진 작가로 알려졌다. 미국 패션잡지 보그(Vogue)와도 작업했는데, 주로 '게슴츠레한 눈에 우울한 얼굴로 청나라식 분장을 한 여성'을 담았다는 점도 다시 주목받았다.

디올은 중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며 현지화도 주저하지 않는 브랜드로 꼽혀왔다.

2015년 디올은 명품 업계 최초로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서 한정판 레이디 디올백을 판매했는데, 2만8000위안(한화 약 519만 원)에 달하는 이 가방은 하루만에 품절됐다. 지난해 10월 13일엔 디올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한정판 상품을 잇달아 선보였는데, 글로벌 명품업체가 중국 온라인 쇼핑 이벤트 전용 컬렉션을 출시한 건 디올이 처음이었다.

뿐만 아니라 디올의 중국 공식 홈페이지에는 알리페이 결제 시스템을 지원하는 등 중국 맞춤형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올해 봄·여름 콜렉션에서 온라인 프로모션을 통해 8360만 명을 동원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디올이 중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턴십 프로그램에서 대만이 표기되지 않은 중국 지도를 사용했다 논란이 되자 성명을 통해 "직원의 실수"라고 해명하면서 "우리는 항상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준수하고 있으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존을 절대적으로 지지한다"고 사과했다.

또한 "디올은 중국의 친구이며 14억 중국인들의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