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의 홍원식 회장(사진) 등 오너 일가가 대유위니아그룹에 보유지분과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다. 앞서 매각 결렬로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한앤코)와 법적 분쟁 중인 만큼 여기서 이길 경우 매각을 진행하는 조건이다.
홍 회장 등 남양유업 대주주 측은 19일 대유위니아그룹과 주식과 경영권 매각을 위한 상호협력 이행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한앤코와의 법적 분쟁에서 최종 승소, 주식 양도가 가능해지면 대유위니아그룹에 남양유업 지분과 경영권을 함께 매각한다는 내용의 '조건부 약정'이라는 설명이다.
홍 회장은 "일련의 사태로 회사가 현재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있고 한앤코와의 법적 분쟁도 계속돼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이 있다"며 "대유위니아그룹과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홍 회장 측은 대유위니아그룹이 향후 대주주들에게 지급할 매각대금이나 주식매매계약체결일자 및 그 범위 등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앤코와의 법적 분쟁에서 패소할 경우 홍 회장은 한앤코에 주식을 양도하게 된다.
대유위니아그룹은 이번 협약 체결로 남양유업의 법률 준수를 위한 컴플라이언스 체계와 대리점과의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시스템 구축,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재무·회계 시스템 구축 등에 대한 계획을 남양유업과 함께 세우기로 했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4월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내용을 발표해 논란을 빚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에 대해 허위광고라며 남양유업을 고발했다. 이후 소비자 불매운동 등 파장이 확산되자 홍원식 회장은 오너일가 남양유업 지분을 한앤코에 매각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홍 회장은 지난 5월 한앤코와 남양유업 보유 지분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나 9월 계약 해제를 통보하며 매각이 결렬됐다. 이후 양측 간에는 소송전이 진행되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