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샤오미가 한국 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앞서 한국 시장에 꾸준히 선보인 5세대(5G)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신통치 않자, LTE(롱텀에볼루션) 스마트폰 카드까지 꺼내 들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5G폰의 입지가 확대되면서 신규 LTE폰 출시가 적어지자 신제품을 선보인 것입니다. 샤오미로부터 LTE폰 신제품 '레드미 10(홍미 10)'을 대여해 제품을 2주일가량 써봤습니다.
레드미 10의 가장 큰 장점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을 전략으로 삼고 있는 샤오미답게 저렴한 가격(24만9700원)입니다. 우선 여타 보급형과 달리 상당히 알찬 구성이 눈에 띕니다. 젤리 케이스와 22.5W(와트) 고속 충전기가 동봉돼 있습니다. 국내 출시 스마트폰에서 보기 힘든 상단 3.5mm 이어폰 잭과 듀얼심(Dual SIM) 지원도 눈에 띕니다. 듀얼심은 한 대의 휴대전화 단말기에 2개의 유심(USIM)을 꽂아 쓸 수 있는 기능으로, 이를 이용하면 한 대의 단말기에서 각각 다른 이동통신사에서 서비스하는 2개의 번호를 같이 쓸 수 있습니다.
샤오미의 스마트폰은 운영체제(OS)로 미UI(MIUI)를 지원합니다. 다만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 OS라,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폰을 이용했던 분들이라면 제품 사용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레드미 10엔 안드로이드 11 기반 미UI 12.5이 탑재됐는데요, 제품을 처음 실행하면 구글 플레이를 통해 이전 스마트폰에서 사용했던 앱을 그대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 역시 '아이폰 기기'를 통해 데이터 복사가 가능합니다.
카메라 품질은 아쉬웠습니다. 레드미 10의 후면 카메라는 5000만 화소 매인 카메라, 8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200만 화소 매크로 카메라, 200만 화소 심도 센서 등 쿼드(4개) 카메라가 탑재됐습니다. 가격 대비 상당히 뛰어난 스펙이라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됐던 부분인데요, 다만 실제로 사진 촬영을 해보니 야간 촬영, 인물 촬영, 배경 촬영 등에서 타제품 대비 만족스러운 화질의 사진은 얻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10배 줌인이 가능하지만 줌인을 할수록 사진 선명도는 크게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대신 파노라마 셀카 모드, AI 카메라, HDR 모드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해 편리한 촬영이 가능했습니다.
화면과 디스플레이는 만족스러웠습니다. FHD+ 해상도의 6.5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췄는데요, 보급형 제품답지 않게 얇은 베젤(테두리)가 탑재됐습니다. 다만 전면 카메라가 위치한 상단 펀치홀 부분의 크기는 여타 펀치홀 제품보다 큰 편입니다. 레드미 10의 장점은 90Hz(헤르츠) 화면 주사율입니다. 화면 주사율은 1초에 화면을 몇 번 표시하는지 나타내는 수치로, 점차 저렴한 스마트폰에도 고주사율이 탑재되는 모습입니다. 주사율이 높으면 배터리 사용량이 많아지는 대신 부드러운 화면 전환 등이 가능한데요, 레드미 10은 어댑티브(AdaptiveSync) 기능을 탑재해 이용자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 필요할 때만 활성화해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렸습니다.
스마트폰 성능을 좌우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는 미디어텍의 헬리오G88 프로세서를 탑재했습니다. 헬리오G88는 중저가 AP 중에서 GPU(그래픽처리장치)는 상대적으로 뛰어난 성능을 탑재한 AP인데요, 그래서인지 '모바일 배틀그라운드' 등 고사양 모바일 게임도 큰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5000mAh(밀리암페어시)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넉넉한 배터리 용량도 장점입니다. 18W 충전을 지원해 고속충전이 가능합니다. 레드미 10은 램(RAM) 용량은 6GB, 저장용량은 128GB 단일 모델로 출시됐습니다.
샤오미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기준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가성비를 앞세운 샤오미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여간 한국 시장 공략은 쉽지 않은 모양샙니다. 삼성전자 등에 비해 부족한 AS 서비스, 중국폰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 등의 다양한 요인이 샤오미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샤오미는 레드미 10 출시에 앞서 올해 '레드미 노트 10 시리즈', '‘레드미 노트 10 5G' 등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실제 판매량은 몇천 대 수준으로 고전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입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