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돌아오나…이달 들어 2조 순매수

입력 2021-11-19 17:17
수정 2021-11-20 01:01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4조원 규모를 내던진 외국인이 이달 들어 순매수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순매수 기조를 지속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국 증시 가격이 충분히 싸졌다”는 의견과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내년 상장사 이익 증가율 감소 현상으로 인해 외국인이 쉽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2조28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도 306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5월부터 넉 달 연속 팔아치운 외국인은 9월 잠시 매수세로 돌아섰다가 지난달 다시 4조원어치를 매도했다. 외국인의 순매도 행렬은 ‘박스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였다. 주가가 저점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오자 이달 들어 외국인은 603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2위는 삼성SDI(374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업체 리비안, 루시드모터스 등에 납품되는 원형전지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외국인 매수세가 몰렸다. 게임주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크래프톤(3360억원), 카카오게임즈(2590억원) 등이다. 정부 규제 이슈가 사그라들면서 카카오(3190억원)를 향한 매수세도 강했다.

연말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긍정적인 부분은 한국과 대만 시장의 매수세가 동반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등 제조업 업황에 대한 우려가 주식시장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판단한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섰다고 단언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기업 이익의 피크아웃 우려도 여전한 만큼 외국인 수급 개선 기대는 섣부르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