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룸골프 매장을 처음 찾은 골퍼들은 순간 당황할 수 있다. 매장 한쪽에서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보면 골프연습장이라기보단 카페 분위기가 물씬 나기 때문이다. 매장 입구에는 긴 테이블이 놓인 업무 공간이 마련돼 있다. 안쪽에는 필라테스와 피트니스 기구들이 있다.
이룸골프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최·주관한 ‘2021 올해의 우수 스포츠기업(스타트업)’에 선정됐다. 천편일률적이던 골프연습장에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민식 이룸골프 대표(사진)는 “공만 치고 가는 연습장이 아니라 ‘프리미엄 골프 교육문화 공간’을 조성하고 싶었다”고 했다.
후발 주자인 이룸골프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한 또 다른 비결은 골프연습장 운영관리 프로그램인 골프데스크에 있다. 이룸골프는 토털 관리 솔루션 앱인 골프데스크를 통해 회원 관리는 물론 매장 운영을 한다. 회원들은 골프데스크를 통해 타석을 예약하거나 원하는 레슨 코치를 선택할 수 있다. 운영자는 상품(레슨) 관리를 하고 일정 등을 회원들과 조율한다. 전 대표는 “골프데스크는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고객관계관리(CRM), 학습관리시스템(LSM) 서비스까지 모두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이룸골프를 차리기 전 골프연습장 전문 인테리어 시공 사업을 했다. 이룸골프의 차별화된 내부도 전 대표의 경험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여러 연습장을 다니다가 사업 아이템이 떠올랐다. 스크린골프 등 관련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데 운영 방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느낀 것이다.
그는 “대다수 골프연습장의 운영 방식이 구태의연해 발전이 느리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오프라인 환경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운영관리 체계를 구축해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골퍼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차별화한 전략으로 이룸골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5개(잠실 일산 안산 호평 분당)인 직영점을 내년까지 15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강남점과 동탄점, 도산대로점은 계약을 마쳤다.
이룸골프는 골프데스크 프로그램을 2023년까지 전국 골프연습장 교습시설을 대상으로 무료 배포할 계획이다. 점유율을 높이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뒤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전 대표는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만들기 위해 혁신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