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찾은 김지찬 LIG넥스원 사장…4조 '천궁' 계약 임박

입력 2021-11-18 17:33
수정 2021-11-18 17:57
LIG넥스원이 개발한 국산 지대공(地對空) 미사일 ‘천궁 Π’의 중동 아랍에미리트(UAE) 수출계약이 임박했다. 계약금액은 약 4조원으로 국내 방위산업 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1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김지찬 LIG넥스원 사장(사진)은 강은호 방위사업청장과 함께 19일까지 UAE에서 열리는 두바이 에어쇼에 협상단을 이끌고 참석하고 있다. 현지에서 계약 체결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것이 LIG넥스원의 설명이다.

천궁 Π를 개발·양산하는 LIG넥스원과 UAE 국방부가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수출계약 성사를 위한 협상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며, 빠른 시일 내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UAE 국방부도 지난 16일(현지시간) 트위터 공식계정을 통해 한국의 방공 체계인 M-SAM(천궁 Π)을 들여오기 위해 35억달러(약 4조14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AE 국방부는 “한국과 UAE의 협상이 진전 단계에 이르렀으며 최종 합의에 가까워졌다”고 강조했다.

계약이 성사되면 국내 방위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 수출이 된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천궁 Π는 미국과 이스라엘 업체를 제치고 수주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세부 도입 대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유도무기 수출에 관한 세부사항은 보안관계상 공개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대공 미사일인 천궁 Π는 주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활용돼 ‘미사일 잡는 미사일’로 불린다. 초기형인 천궁 I과 달리 탄도미사일 요격 기능까지 갖춘 것이 특징이다. LIG넥스원이 2012년부터 5년간 개발해 2018년 양산에 들어갔으며, 지난해 11월 군에 인도했다.

요격 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명중률이다. 천궁 Π는 국방기술품질원의 2017년 시험발사에서 100% 명중률을 기록했다. 최대 속도는 마하 5로, 초속 5㎞로 낙하하는 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길이는 4m, 무게는 400㎏, 미사일 한 발 가격은 15억원에 달한다.

천궁 Π는 사격통제소, 다기능레이더, 3대의 발사대 차량 등으로 1개 포대가 구성된다. 발사대 하나당 8발의 요격 미사일을 실을 수 있다. 레이더는 한화시스템, 발사대 차량은 기아와 한화디펜스가 개발했다. UAE 수출 과정에서도 LIG넥스원뿐 아니라 이들 기업이 ‘원팀’을 꾸려 수주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은 1976년 금성정밀공업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국내 1세대 방산기업이다. 1999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LIG그룹의 핵심 자회사다. LIG그룹이 2004년 LG이노텍 시스템(방산)사업부를 인수해 넥스원퓨처스로 출범했다. 2007년 현 사명으로 새출발했다. ㈜LIG가 작년 말 기준 지분 46.3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