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 필적확인 문구는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

입력 2021-11-18 14:42
수정 2021-11-18 14:43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응시생 필적확인 문구는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였다.

18일 전국 86개 시험지구 1300여 시험장에서 일제히 열린 2022학년도 수능 국어영역 문제지에는 이 같은 수능 필적확인문구가 제시됐다.

이는 2011년 이해인 수녀가 발간한 시집 '작은 기도'에 수록된 시 '작은 노래2'의 일부분이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04년 수능(2005학년도)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발생한 데 따른 대책으로 2005년 6월 모의평가 때부터 도입됐다. 당시 윤동주의 시 '서시'의 한 구절인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이 제시됐다.

수능에서는 2006학년도부터 필적확인문구를 매 영역 답안지에 적도록 하고 있다.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시행된 대책이지만, 매년 수험생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따뜻한 내용의 시 구절이 담겨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06학년도에는 정지용 '향수'의 한 구절인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이 나왔고, 2007학년도에도 같은 시에 포함된 '넓은 벌 동쪽 끝으로'라는 문구가 제시됐다.

이어 2008학년도 '손금에 맑은 강물이 흐르고'(윤동주의 '소년')가 나왔고, 2009학년도에는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윤동주의 '별 헤는 밤')가 제시됐다.

이후 2010학년도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2011학년도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고 넓어진다'(정채봉의 '첫 마음'), 2012학년도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2013학년도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이며'(정한모의 '가을에') 등이 나왔다.

2014학년도에는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박정만의 '작은 연가'), 2015학년도에는 '햇살도 둥글둥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문태주의 '돌의 배'), 2016학년도에는 '넓음과 깊음을 가슴에 채우며'(주요한의 '청년이여 노래하라')였다.

2017학년도에도 정지용 '향수' 속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이 2006년에 이어 재차 필적확인 문구로 등장했다.

2018학년도에는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김영랑의 '바다로 가자'), 2019학년도에는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김남조의 '편지'), 2020학년도에는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이여(박두진의 '별밭에 누워'), 2021학년도에는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나태주의 '들길을 걸으며')이 나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