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아스팔트처럼 펄펄 끓던 전국 집값 상승세가 겨울 찬 바람에 차갑게 식고 있다. 전국 집값은 지난달 첫째 주 이후 6주 연속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 집값은 14주 연속, 지방 역시 상승세가 주춤했다. 그간 집값 급등으로 인한 피로감이 쌓인 가운데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이 맞물리면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15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0.20% 상승했다. 전주(0.22%)보다 0.02%포인트 하락했다. 전국 집값 상승률은 지난 9월 둘째 주(13일) 0.31%까지 치솟은 이후 주춤하다 지난달 첫째 주(4일) 이후 6주 연속 떨어지고 있다.
수도권 집값 역시 부진하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집값 역시 지난 8월 셋째 주(16일) 0.40%로 올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14주 연속 상승세가 둔화했다.
올해 집값이 빠르게 치솟으면서 그간의 급등 피로감이 쌓였고 금리 인상과 더불어 대출 규제 등 돈줄이 막히면서 거래가 줄어든 까닭이다. 여기에 연말 종합부동산세 납부 시점이 다가오면서 관망세는 더 짙어졌다.
서울 집값은 0.13% 상승해 전주보다 다소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13주 연속 상승세가 둔화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성동구(0.06%)와 송파구(0.19%)를 제외한 나머지 23곳은 상승률이 전주와 동일하거나 축소했다.
서울에서는 신고가보다 가격이 내린 실거래가를 쉽게 볼 수 있다. 전주보다 0.03%포인트 내려 서울 내에서 가장 큰 폭 상승률이 내린 마포구를 살펴보면 공덕동에 있는 공덕한화꿈에그린 전용 84㎡는 이달 14억8500만원에 실거래를 맺었다. 지난 8월 거래된 15억원보다 1500만원 떨어진 수준이다. 도화동에 있는 도화현대홈타운2차 전용 84㎡도 지난달 12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는데, 지난 8월 거래된 13억9000만원보다 1억1000만원 싸게 팔렸다.
금천구 시흥동에 있는 남서울힐스테이트 전용 84㎡도 지난달 10억9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는데, 9월 거래된 11억3000만원보다 4000만원 내린 금액이다.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경기도는 0.24% 올라 전주보다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경기도 구리시 집값 상승률은 0.15% 올랐는데, 이는 전주보다 0.14% 급락한 수준이다. 오산(0.09%포인트 하락), 화성(0.06%포인트 하락), 남양주(0.05%포인트 하락) 등 경기 지역이 대체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상승세가 둔화했다.
인천도 0.29% 올라 전주보다 0.04%포인트 줄었다. 미추홀구, 중구, 남동구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상승 폭이 컸던 지역들이 큰 폭 조정되는 모양새다.
지방 집값 상승세도 주춤했다. 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 등 5대 광역시 집값은 0.15% 올라 전주보다 다소 둔화했다. 5대 광역시 집값 오름세는 6주 연속 완만하게 줄고 있다. 대구 집값은 0.02% 하락 전환했다. 동구, 서구, 남구 등 외곽 지역부터 집값 상승세가 꺾였다.
세종 역시 하락 폭이 커졌다. 세종은 0.12% 내려 전주(-0.10%)보다 더 내렸다. 신규 입주 물량과 추가 공공택지 개발 부담 등으로 매수세가 더 줄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돈줄 죄기’에 나서면서 전셋값 역시 떨어졌다. 서울 전셋값은 0.11% 상승해 전주보다 다소 둔화했다. 서울 전셋값은 8월 넷째 주(23일) 이후 13주 연속 둔화하고 있다. 대출규모가 줄어든 데다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전세 수요가 쪼그라들어서다.
경기는 0.17%, 인천은 0.20% 올라 각각 전주보다 상승 폭을 축소했다. 지방 전셋값은 0.15% 올라 전주의 상승 폭을 유지했다. 다만 지난달 둘째 주(11일) 이후 6주 연속 상승세가 약해졌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