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지지자들 "홍준표 '윤석열 되면 나라 불행' 발언은 해당행위"

입력 2021-11-18 10:46
수정 2021-11-18 10:47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선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나라가 불행해진다고 혹평한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온라인상에서 "홍 의원의 발언은 해당행위(害黨行爲)"라고 반발했다.

18일 디씨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 일동은 성명을 내고 "이 시대 최고의 개혁은 정권교체, 최고의 애국도 정권교체"라며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한 것도 오로지 정권교체를 위함이다. 현 정권이 훼손한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공정의 가치를 다시 세우고 상식, 공정, 정의의 새 시대를 열 사람은 이제 윤석열 후보뿐"이라고 운을 뗐다.

이들은 "그런데 홍준표 의원은 자신의 지지 사이트에서 윤석열 후보에 대해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대한민국만 불행해진다'는 비판적 견해를 제시했다. 더 나아가 민주당 정권의 핵심인 이낙연 전 대표와 김부겸 국무총리에 대해선 극찬을 내놓았다"며 "자당 후보에 대한 비판적 견해와 상대 당 인물에 대한 긍정적 평가, 다 좋지만, 홍준표 의원은 정권교체라는 위대한 사명 앞에 그럴 처지도 상황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홍준표 의원은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다'는 본인의 말에 책임을 지고 윤석열 후보를 적극 옹호하고 지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정권교체라는 사명 앞에 국민의힘 당직자는 속 편하게 정치인들에 대해 주관적인 평론을 할 여유가 없다. 지금 윤석열 후보 외에 정권교체를 이룰 인물이 없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엉뚱한 소릴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원팀이고, 원팀이어야 한다. 민주당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아젠다 앞에 우리는 원팀을 거부할 권리조차 박탈된 자들"이라며 "이러한 국민들과 당원들의 열망을 거부하는 발언은 해당행위 그 자체이기에 국민의힘 의원 자격이 없다. 뼛속 깊이 반성하고 두 번 다시 그런 망언을 입 밖으로 내뱉지 말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형식의 청년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 홈페이지에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나라가 정상적으로 돌아갈지 의문'이라는 지지자의 질문에 "대한민국만 불행해지지요"라고 대답한 바 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1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홍 의원의 해당 발언이 리스크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홍 의원이) 결과에 승복한다는 표현을 했지만, 아무래도 선거 뒤에 후유증이 있는 것 같다"며 "아직은 많은 국민들이 (홍 의원을) 좀 기다려 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홍 의원의 그런 입장이 너무 길어지게 되면 결국 홍 의원도 보수 진영에서 보수층 지지자를 기반으로 정치하는 분인데, 그걸 상실할 우려가 있다"며 "홍 의원이 적절한 선을 찾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