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양호한 기업실적에도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우려가 이어지면서 하락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1.17포인트(0.58%) 하락한 35931.05에 장을 끝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2.23포인트(0.26%) 떨어진 4688.6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2.28포인트(0.33%) 하락한 15921.57에 마감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실적 호조 등 호재보다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무게를 뒀다. 미국의 대형 유통점인 타겟과 건축자재 판매점인 로우스의 실적 호조에도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혼란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한 것이다.
개장 전 발표된 소매업체 타겟과 로우스의 3분기 실적은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타겟은 3분기 257억달러 매출과 조정 주당순이익(EPS) 3.03달러를 나타냈다. 로우스는 매출은 229억2000만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73달러를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향후 매출 가이던스를 높여 잡았고 자사주 매입도 공통적으로 알렸지만 주가는 엇갈렸다. 타겟은 4% 넘게 떨어졌고 로우스는 0.4%가량 올랐다.
인플레이션의 그림자는 주가지수 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보합권에서 출발했지만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경제적인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 부각돼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다만 일부 대형주 강세로 소폭 하락 마감에 그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큰 폭 하락했다. 전날 실적 발표와 함께 20% 넘게 급등한 미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그룹이 5% 넘게 떨어졌다. 모건스탠리가 루시드에 대한 비중축소 의견을 반복한 영향이다. 이 여파에 이달 11일 상장 이후 고공행진을 벌여온 리비안도 15.08% 급락했고 로드스타운도 6.74% 떨어졌다.
반면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급락세에 테슬라는 3.25% 상승했다. 제너럴모터스(GM)은 허머 전기트럭 배송 임박 소식에 강세를 보이며 3.19% 올랐다. 애플은 소비자들의 셀프 수리제도 도입 발표와 연말 쇼핑시즌 판매 증가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1.65% 상승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