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종인, 국민통합委 놓고 파열음...선대위 출범 내주로 연기

입력 2021-11-17 17:09
수정 2021-11-18 09:56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7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논의했다. 선대위 사령탑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유력한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측이 추진하는 국민통합위원회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양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수석대변인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윤 후보가 김 (전)위원장을 만나 선대위 구성과 조직에 대체적인 의견 일치를 봤고 중요 직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며 “인선 방안에 대해서 큰 이견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후보는 김종인 (전)위원장이 생각하는 정책 방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준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석 대표도 취재진에 “(선대위) 1차 구성 수준까지 다 된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선대위는 ‘총괄-상임-공동’의 3단계 선대위원장 체제로 꾸려지고 그 아래에 정책·조직·직능·홍보 등 4개 선거대책본부가 설치된다. 당무지원종합본부와 특보단도 구성된다. 윤 후보 직속 위원회도 출범한다. 국민통합위원회, 미래비전위원회, 약자동행위원회 등이 검토되고 있다. 국민통합위는 중도·호남 인사 등 외연 확장을 위한 조직이다.

윤 후보는 국민통합위원장으로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사진)를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는 민주당에서 4선을 하면서 원내대표와 당 대표까지 지냈지만, 2016년 탈당해 국민의당 창당에 참여했다. 지난 대선에서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지지했다.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윤 후보 측 제안을 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민통합위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도 해봤지만 이름만 내건다고 국민통합이 되는 거냐”며 “본질적인 것을 제대로 해결해야 국민 통합이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냥 인물만 몇 명 갖다 통합위원장이라고 앉혀 놓거나 기구 하나 만들어 놓고 몇 사람 들어간다고 국민통합이 되는 게 아니다”고 했다. 국민통합위 조직뿐 아니라 김 전 대표 영입에도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윤 후보를 만나 선대위 인선을 논의한 사실도 부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는 정치 입문부터 지금까지 경험과 경륜이 높은 김종인 (전)위원장으로부터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았다”며 “김한길 대표님과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도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분들의 의견도 잘 수렴해 선대위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윤 후보 캠프는 18일 윤 후보 비서실장인 권성동 의원을 당 사무총장에 임명할 계획이다. 이어 다음주 중반 1차 선대위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좌동욱/성상훈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