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에 지방이 적은 ‘질 좋은 근육’이 많은 여성은 동맥경화 위험이 최대 66%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근육량이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있었지만, 근육의 질도 연관이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의 이민정·김홍규 교수 연구팀은 2012년부터 2년간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30세 이상 성인 4068명(여성 1554명)을 대상으로 복부와 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은 복부에 좋은 근육이 많을수록 관상동맥의 석회화 위험도가 적었다.
관상동맥 석회화는 심장에 혈액과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내벽에 지방, 콜레스테롤, 칼슘 등이 침착되는 현상이다. 혈관이 좁아지고 탄력을 잃는 동맥경화부터 심각한 경우 협심증,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전체 복부 근육 중 질 좋은 근육이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총 4개 그룹으로 나눴다. 질 좋은 근육이 가장 적은 그룹 1(66.8% 이하)의 위험도를 1이라고 했을 때 △그룹 2(66.9~74%)는 0.44 △그룹 3(74.1~79.1%)은 0.39 △그룹 4(79.2% 이상)는 0.34였다. 좋은 근육의 비율이 높은 그룹일수록 위험도가 줄어들었다.
반면 남성은 여성만큼 좋은 근육의 양과 관상동맥 석회화 위험 사이의 연관성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좋은 근육이 많은 경우에도 흡연, 높은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 등 심혈관에 해로운 요인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좋은 근육이 주는 효과를 반감시켰다는 것. 이 교수는 “이번 연구로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내장 지방 감량뿐 아니라 근육의 양과 질도 함께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질 좋은 근육을 늘리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