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L 콜레스테롤 수치 177 넘으면 유전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의심을"

입력 2021-11-17 16:34
수정 2021-11-17 16:35
건강 검진을 할 때 꼭 확인하는 항목 중 하나가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이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너무 높으면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고칼로리 식단, 흡연, 잦은 음주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77 이상이면 유전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동맥경화와 혈전 저널’에 발표됐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H) 사업단은 17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77 이상이면 FH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FH는 혈중 LDL 콜레스테롤 제거에 관여하는 돌연변이가 발생해 생기는 유전 질환으로, 자녀에게 50% 확률로 유전된다. FH인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다섯 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

FH 사업단은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에 등록된 FH 환자 296명의 특징을 분석했다. 일반인의 LDL 콜레스테롤 수치 분포와 비교한 결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77이 넘으면 FH를 의심해봐야 한다는 결론을 내놨다.

또 외국의 FH 자료와 비교해 국내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유전적 특성을 찾았다. 이 질환의 유전적 특성은 국가나 민족에 따라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인은 LDLR 유전자에서 두 가지 돌연변이(p.P685L, p.E228)가 비교적 많이 발견됐고, APOB 유전자 변이도 많이 발견됐다. 다른 민족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돌연변이다.

FH 사업단장인 이상학 연세대 의대 교수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77이 넘으면 FH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고, 자녀를 포함한 가족의 추가 검진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로 확인된 한국인 고유의 FH 특성은 국내 FH 진료 방침을 세우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