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일 시작 4달 만에 836만원 벌어…10년째 억대 연봉"

입력 2021-11-17 08:10
수정 2021-11-17 14:27

30세에 다니고 있던 회사를 그만두고 청소업에 뛰어들어 10년째 억대 연봉을 유지하고 있는 남성의 사연이 공개돼 화제다.

최근 유튜브 채널 '열현남아'에는 청소업체 황금빗자루 김청호 대표가 출연했다.

올해 41세, 청소 경력은 12년 차에 달하는 그는 "유리창 관리 청소, 정기 관리 청소, 입주 청소, 건물 관리, 준공 청소 등 다양한 청소들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과거 온라인 광고대행사에서 교육 팀장으로 일했던 그는 돌연 청소 일을 하겠다며 퇴사를 선언했다고. 김 대표는 "당시 서른 살이었다. 신혼집을 알아봐준 부동산 사장님이 청소를 해보라고 하더라. 그땐 '무슨 청소냐'고 했다. (청소 일을 하는) 젊은 사람도 없었고 대부분 60대 이상 되신 분들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젊을 때 도전하자'는 마음으로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김 대표는 "회사에서는 인생에서 제일 마지막에 해도 될 청소를 왜 지금 하려고 하냐 더라. 친구들도 100% 다 반대했다"면서 "와이프만 안 되면 회사 다시 들어가면 되니 해보자고 하더라. 그렇게 퇴사하고 청소업을 본격적으로 배우게 됐다"고 전했다.

수익은 빠르게 늘어났다고. 김 대표는 "상승곡선이 엄청 빨랐다. 첫달에 125만원, 두 번째 달에 256만 원, 셋째 달에 380만 원, 그리고 네 달째에 아파트 입주하는 게 있어서 순수익으로 836만 원을 벌었다"고 밝혔다.

그는 비결이 홍보에 있다고 강조했다. DSLR을 구매해 현장 사진을 감성적으로 찍기 시작했다는 것.

김 대표는 "1년 정도 지나니 똑같이 내 블로그를 보면서 따라 하기 시작하더라. DSLR을 사가지고 현장에 가기 시작했다"며 "직원들, 여사님들이 현장에 들어가면 감성컷을 찍었다. 500~1000장을 찍어 놓는다. 재미있는 걸 생각하다가 정장에 고무장갑을 끼고 청소하는 모습을 찍기도 했다. 그렇게 나만의 색깔을 입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진을 못 찍어서 6개월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새벽 3시 반에 일출이나 자연 풍경, 인물 찍는 법 등을 배웠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미친 실행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이제 브랜드 싸움이고, 사장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 어느 업종이든 철학을 갖고 운영해나가면 느낌 자체가 다르다"고 했다.

10년 넘게 억대 연봉을 유지하고 있다는 그는 "청소업체 수익은 어느 정도 페이스가 올라오면 웬만해서는 그 밑으로 안 떨어진다. 내가 이 페이스까지 수익을 올리기 위해 해왔던 패턴이 있기 때문에 그것만 해도 수입은 유지된다"고 밝혔다.

끝으로 "청소업체를 바라보는 시선들을 많이 바꿨으면 좋겠다. 청소하는 사장님들도 '내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멋있게 청소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본인 스스로 바뀌어 나가야 한다"면서 "나부터도 청소업체 문화를 조금 더 멋있게, 보편적으로, 하나의 직업군으로 자리 잡도록 이미지를 더 부각시켜볼 것"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