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은 진단과 치료 모두 쉽지 않다.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90%를 넘지만, 놓치면 사망률이 확 올라간다. 그만큼 진단이 중요하다. 퓨쳐켐은 펩타이드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단 방사성 의약품 개발 바이오벤처다. 전립선암을 진단하는 ‘FC303'과 치료제 'FC705'가 핵심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이다.
지대윤 퓨쳐켐 대표(사진)는 16일 기자와 만나 “국내 임상 3상 중인 FC303 품목허가를 최대한 앞당기는 데 사활을 걸겠다”고 말했다. 퓨쳐켐은 총 398명을 대상으로 하는 FC303 임상 3상에서 200명 이상 투약을 마쳤다.
지 대표는 "내년 4월까지 투약을 끝내고 그해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하겠다"고 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임상 1상 결과는 이르면 연내 나온다. 데이터 분석 후 곧바로 임상 2·3상을 묶어 내년 1분기 내에 임상시험계획(IND)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할 예정이다.
퓨처켐이 개발하는 신약은 펩타이드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결합한 구조다. 펩타이드는 전립선암에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PSMA' 단백질로 방사성 동위원소를 데려간다. 펩타이드에 의해 전립선암세포 앞으로 간 방사성 동위원소는 거기서 터지며 암세포를 죽인다. 펩타이드에 방사성 동위원소 ‘루테튬177’을 달면 치료제(FC705)가 되고, ‘불소(F18)’를 달면 진단제(FC303)가 된다.
지 대표가 FC303 개발을 서두르는 것은 FC303이 다른 파이프라인의 개발을 위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FC303 허가를 얼마나 앞당기느냐가 다른 파이프라인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FC705이 대표적이다. FC303이 전립선암을 진단한다면, FC705는 이를 치료하는 약물이다.
FC705는 최근 국내 임상 1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성공적인 데이터가 나왔다. 100mCi(밀리큐리) 용량으로 6명에게 투여했는데, 5명에게서 전립선암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PSA 지표'가 내려갔다.
지 대표는 "국내에서는 FC705 임상을 자체적으로 진행해 기술이전 없이 품목허가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했다. 내년 1월 미국에서도 임상 1·2a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당초 연내를 목표로 했지만 다소 늦춰졌다. 지 대표는 "FC303가 본격적으로 이익을 내기 전까지는 추가 자금조달을 통해 FC705 임상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퓨쳐켐은 노바티스의 전립선암 방사성 의약품 'PSMA-617'이 관련 시장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PSMA-617이 전립선암 치료 방사성 의약품 시장을 열 것이란 판단이다. 노바티스는 PSMA-617로 FDA 품목허가 신청까지 마친 상태다. 내년 상반기 허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 대표는 "PSMA-617보다 FC705의 성능이 훨씬 뛰어나기 때문에 후발주자가 돼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 대표가 말하는 '성능'은 적은 용량과 안전성이다. 적은 용량으로도 더 좋은 효능을 낼 수 있고, 부작용도 적다는 것이다.
PSMA-617과 FC705는 전립선암 세포뿐 아니라 침샘 눈물샘 신장 등에서 터지는 부작용이 있다. 펩타이드가 방사성 동위원소를 데리고 찾아가는 PSMA 단백질이 전립선암 세포뿐 아니라 이들 기관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엉뚱한 곳에서 터지는 것이다.
지 대표는 "노바티스는 투여 용량이 200mCi인데, 우리는 절반 수준인 100~125mCi에 불과하다"며 "용량이 낮아 때문에 부작용도 적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