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테슬라'로 평가 받고 있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Rivian)'의 주가가 상장 4거래일째 폭등하면서 아직 리비안을 담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제라도 추격 매수에 나서자니 너무 오른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미국 기업공개(IPO)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대안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리비안은 전 거래일 대비 19.41달러(14.94%) 오른 149.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리비안 주가는 상장 4거래일 연속 폭등했다. 지난주 수요일 상장 이후 연일 폭등하며 공모가(78달러) 대비 91.5% 오른 것이다. 이로써 리비안의 시가총액은 1274억달러(150조2683억원)를 기록했다.
미국 IPO 기업에 투자하려면 상장 후 직접 매수하거나 ETF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공모주 청약을 통한 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상장 직후에는 초기 변동성도 큰 편이기 때문에 ETF 투자가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IPO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ETF로는 퍼스트트러스트에서 운용하는 'First Trust U.S. Equity Opportunities ETF(FPX)'와 르네상스 캐피탈의 'Renaissance IPO ETF(IPO)'가 대표적이다.
FPX는 미국 IPO 주식 중 시가총액 상위 100개를 대상으로 상장 후 6거래일 이후 매수해 1000거래일에 매도하는 전략을 가진 ETF다.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투자비중을 배분하면서 각 개별 주식의 비중이 10%를 초과하지는 않도록 조절한다. 최근 IPO를 한 기업들의 대부분이 IT업종과 헬스케어 업종이기 때문에 IT업종이 42.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헬스케어 업종 비중이 12.1%로 뒤를 따른다.
IPO는 상장 후 90일이 지나지 않은 주식에 투자하며 상장일 기준 2년이 지나면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는 전략을 가진 ETF다. FPX는 약 4년 동안(1000거래일) 주식을 보유하는 반면 IPO는 비교적 최근 상장된 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에 더욱 IT업종(69.6%)과 헬스케어업종(16.4%)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투자하며 IPO 또한 개별 주식 비중의 상한선은 10%이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미국 IPO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전히 뜨겁다. 지난해 IPO 건수가 전년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했음에도 올해 현재까지 IPO 건수는 전년대비 97% 증가한 925건을 기록하고 있다.
리비안과 같은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자금이 필요한 대부분의 혁신 기업은 사업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미국에 주식을 상장하기를 원한다. 글로벌 투자금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 미국시장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ETF는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고 거래대금이 풍부해 거래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가장 많은 시장 참여자가 연관돼 있기 때문에 시대의 요구를 가장 빠르게 반영한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사회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에 투자하려는 투자자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며 "테마와 관련한 다양한 기업을 찾아야 하는 노력을 줄여준다는 점도 ETF 투자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