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가 일제히 상승했다.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와 시장금리 상승세로 대출 금리가 연일 치솟고 있는 가운데 연 5%대(최고금리 기준) 진입을 눈앞에 둔 주담대 금리도 또 오를 전망이다.
15일 은행연합회는 지난 10월 기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1.29%로 전달(1.16%)보다 0.13%포인트 올랐다고 공시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달(0.14%포인트)에 이어 이번에도 한 달 새 0.1%포인트 넘게 올랐다. 역시 기준금리 인상기였던 지난 2017년 12월(0.15%포인트) 이후 가장 급격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잔액 기준 코픽스도 일제히 상승했다. 10월 말 잔액 기준 코픽스는 1.11%, 신(新)잔액 기준 코픽스는 0.89%로 전달보다 각각 0.04%포인트 올랐다.
코픽스는 정기예적금·금융채·양도성예금증서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이다. 특히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은행이 해당 월에 신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돼 상대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을 가장 빠르게 반영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지난 8월 말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10월에 시장금리도 높은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은행의 조달금리를 나타내는 코픽스도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코픽스가 올랐다는 것은 은행이 돈을 조달할 때 드는 비용이 늘었다는 뜻이다. 은행으로서는 원가가 오른 셈이어서 신규취급액 코픽스를 기준으로 하는 대출 금리도 오르게 된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당장 16일부터 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에 이번 상승폭을 반영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이날 연 3.45~4.65%에서 16일부터 연 3.58~4.78%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연 3.31~3.82%에서 3.44~3.95%로 올린다.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잔액 기준 코픽스를 웃도는 현상이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과거 취급한 예적금을 포함해 이미 조달한 자금의 금리까지 함께 계산하기 때문에 시장금리 변동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반영된다. 이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는 신규취급액 코픽스가, 금리 하락기에는 잔액 코픽스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일부 은행은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최근 금리가 더 낮은 신잔액 코픽스 연동 가계대출 상품을 중단하기도 했다. 금리 상승세에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겹치면서 대출 수요자의 이자부담이 더 커지고 있는 셈이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