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가상현실서 냉장고 열어보고 구매하세요"…VR 스토어 운영

입력 2021-11-15 15:34
수정 2021-11-15 15:35

삼성전자의 판매 거점이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꺼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행보다. 가상현실(VR) 등의 첨단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가상현실의 한계를 넘다삼성전자는 지난 10월부터 VR 기술을 활용한 ‘삼성 VR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제품을 체험하고 구매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소비자들은 PC나 모바일 기기의 웹 브라우저로 삼성 VR 스토어에 접속해 1층 모바일, 2층 영상·가전제품 코너로 구성된 매장을 360도 구석구석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또 냉장고, 세탁기 등의 문을 열어 내부 사양을 확인하는 등 실제와 같은 제품 체험도 가능하다.

직원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 홈페이지 ‘삼성닷컴’의 비대면 화상 상담 서비스 ‘e디테일러(D’tailor)’와 연동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전문적인 제품 상담이 가능하다. 디테일러는 ‘Digital lifestyle Tailor’의 약자다. 재단사가 고객의 스타일과 체형에 맞는 옷을 만들 듯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알맞은 맞춤 제품을 제안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삼성 VR 스토어나 삼성닷컴에서 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별도의 앱 설치나 얼굴 노출 없이 전국 33개 매장의 전문 상담사와 연결해 오프라인 수준의 라이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e디테일러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이 서비스와 연동하는 매장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정판’도 온라인으로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Z 폴드3’와 ‘갤럭시 Z 플립3’, ‘갤럭시 워치4클래식’ 한정판 제품인 ‘톰브라운 에디션’을 온라인 추첨 방식으로 판매했다. ‘갤럭시 워치4·버즈2 메종키츠네 에디션’을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일부 시장에서 온라인 선착순 방식으로 한정 판매하기도 했다. 추첨 방식 한정 판매는 엄청난 경쟁률을 기록했다. 선착순 판매 역시 단시간에 매진되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온라인 체험 프로그램도 늘어났다. 사진과 설명만으론 제품의 특장점을 제대로 설명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이다. ‘갤럭시 Z 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의 경우 삼성전자 홈페이지 내 ‘갤럭시 Z 플립3 비스포크스튜디오’에서 프레임과 전·후면 색상을 선택해 취향에 맞는 색상 조합을 구성하고 이를 주문할 수 있다. ‘비스포크스튜디오’에선 제품 색상을 선택한 고객들이 ‘360도 미리보기’를 통해 이를 비교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제품 이미지를 다운로드해 소셜미디어로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온라인에서 차세대 기술 논의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처음으로 온라인을 통해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 노트20을 공개한 이후, 최근 갤럭시 Z 폴드3·갤럭시 Z 플립3 등 ‘온라인 언팩’을 통해 주요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있다.

주요 제품과 서비스를 미디어와 거래처에 소개하기 위해 삼성전자 유럽 총괄에서 도입한 양방향 온라인 콘퍼런스 ‘Life Unstoppable(멈추지 않는 일상)’도 대표적인 온라인 행사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놀라움이 가득한집(House of Surprise)’이라는 주제로 단편 영화 영상을 제작해 삼성 비스포크 가전과 에코시스템이 집 안의 다양한 공간에서 가족 구성원의 취향과 요구를 어떻게 반영하는지를 흥미롭게 보여줬다.

2019년 이후 2년 만에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도 올해 처음 온라인으로 열렸다. 삼성전자는 이 행사에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보안 플랫폼 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또 전 세계 개발자들과 파트너사에 갤럭시 생태계 강화 방안을 설명했다.

직원을 채용할 때도 비대면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삼성전자는 공채 시기에 맞춰 유튜브에 신입사원 온라인 채용설명회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각 부문과 사업부가 무슨 일을 하는지 등을 상세하게 안내한다. 또 임직원 인터뷰 등을 통해 삼성전자 입사 선배들의 생생한 경험담도 제공하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